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분권∙재정 구조 개편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가 고착된 상황에서 ‘예산 확보’나 ‘기업 유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중앙집권적인 게임 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주 부의장은 전날 서울 국회부의장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구 인구가 매년 1만 명씩 줄어드는 데다 인근 대학 정원만 2만명인데도 졸업 후 취직 자리가 없어 대부분이 서울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이 너무 없다. 분권은 해야 된다”며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 지방은 모두 소멸된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지방이 어려워진 책임을 광역단체장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는 시각엔 선을 그었다. 그는 “4년 단위로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중앙 예산을 좀 더 받아오겠다’,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말이 30년째 반복됐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면서 “대구시 1년 예산이 12조 가까이 되더라도 몇백억짜리 몇 개 더 받아오는 수준으로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기업 유인을 위한 ‘제도 경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본사가 있는 기업들의 상속세 문제 등 조세 부담을 낮추고 ‘규제 프리존’을 통해 비수도권을 더 유리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규제가 수도권 인접 지역의 산업∙성장 여건을 키웠듯,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권에 더 큰 ‘이전 메리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도 주 부의장은 ‘선통합 후보완’ 방식을 강조했다.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있는 데 대해 주 부의장은 “통합과 관련 유리해지는 지역도 있는 반면 불리해지는 지역도 생길 수밖에 없다”며 “손해 우려 지역은 보완, 보강해 주고 합쳐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이 단순한 ‘물리적 결합’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주 부의장은 “통합하고 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중앙정부가 가진 인허가권을 지방에 많이 넘겨주고 그다음에 재정권도 보강해 줘야 한다”며 통합 이후 실질적 자치 역량을 키우는 협상이 핵심이라고 봤다.
또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다른 권역이 선통합을 통해 4년에 20조원 수준의 지원과 공기업 이전, 국책사업을 확보할 경우 대구경북이 뒤처질 수 있다”며 “다른 지역은 통합된 소위 항공모함 전략으로 가는데 대구경북만 따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행정통합 논의가 6∙3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려 속도를 낼수록 통합의 실익과 지역 내 균형 발전 안전 장치에 대한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합 이후 설계’가 경쟁적으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주 부의장은 대구에서 중진 경쟁이 벌어지는 데 대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건강한 토론을 통해 건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 부의장의 발언은 대구 현안을 ‘예산 확보’가 아닌 ‘구조 개편’의 프레임으로 묶어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경선 국면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행정통합, 군공항, 물 문제는 모두 중앙정부∙국회∙인근 지자체와의 복합 협상이 필수인 만큼, 구체적 재원 설계와 실행 로드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