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MZ세대 장병들의 가치관과 생활양식 변화 속에 기강 확립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공정성·소통·자율성을 중시하는 세대의 특성은 긍정적 요소지만, 전통적 병영 문화와 충돌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전투력 저하와 안전사고 위험이 동시에 증가한다는 점이다. 병영 운영이 안전 관리에 과도하게 치중되면서 구보·행군 등 체력 훈련이 축소되고, 이는 장병들의 기본 체력 저하와 비만율 상승으로 이어져 사격·화생방 등 기초 군사훈련 전반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이를 단기간에 만회하려는 무리한 훈련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사고 위험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훈련 참여 저조와 규율 이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병력 구성의 다양성 역시 당면한 과제다. 다문화·혼혈·귀화 장병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원이 증가하면서 언어 이해도나 문화적 차이로 인한 소통 어려움이 발생하고, 이는 개인 적응뿐 아니라 소부대 단위 업무 수행과 안전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병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휴대전화 사용 확대와 그에 따른 민원 증가다. 2020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된 이후 규정 위반 사례가 늘고, 이에 따른 징계와 불복 건수까지 함께 증가하면서 군의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휴대전화를 통한 외부 소통이 활성화되면서 병사들이 군 제보 채널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거나, 부모까지 병영 생활에 개입해 사안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지휘관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이는 군 간부 조기 전역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역기능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해외 사례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스라엘군(IDF)은 휴대전화를 임무와 보안이 요구되는 구역을 제외한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되, 위반 시 교육 중심으로 개선을 유도한다. 미군(US Army)은 초급 간부를 대상으로 ‘모던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세대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 능력을 강화하며, 외부 민원은 공식 채널로 제한해 지휘권을 보호한다. 독일연방군(Bundeswehr)은 입영 초기부터 병영 규율과 공동 책임을 반복 교육하고, 민원 창구를 공식화해 병사와 가족이 부대 운영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 군도 징병제 특성과 세대 변화를 반영한 현실적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 휴대전화 사용 기준을 임무·구역·시간별로 세분화하는 대신 위반 시 병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제재를 가하며, 보안과 SNS 활동 관련 교육을 입영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외부 민원은 정기 면담과 공식 창구를 통해 관리해 간부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휘관은 권위주의적 헤드십(headship)에서 벗어나 소통과 설득 중심의 리더십(leadership)으로 전환해야 한다. 나아가 훈련과 복무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안전·복지·심리 지원을 통합 관리해 사고 예방과 기강 유지, 병사 복무 만족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MZ세대 병사들을 단순히 관리가 어려운 존재로 규정하기보다 변화한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병영 문화 혁신의 계기로 받아들일 때, 군은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통제와 처벌이 아닌 명확한 규율과 책임, 소통과 존중에 기반한 병영 문화와 우리 군 현실에 부합하는 맞춤형 정책의 설계·실행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