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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외로움 견디며 기쁨 되는 작품 남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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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26 신춘문예’ 시상식

소설 부문 고아림·평론 오경진
고 “보답의 마음으로 계속 쓸 것”
오 “100년 뒤 독자 의식하며 기록”
이기식 사장 “시대 아픔 보듬길”

“오늘 이후 평론가로서는 100년 뒤의 독자를 의식하고 쓰겠습니다. 빠르게 쓰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빼곡하게 지금을 기록하겠습니다. 제 글이 100년 뒤에도 남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그것입니다.”

202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 ‘쓰이지 못한, 쓰인 적 없는-김숨, ‘간단후쿠’’로 평론 부문에 당선된 오경진씨는 28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글쓰기는 부단한 과정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종합이지만 결코 완성은 아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로 나아가는 순간의 포착”이라며 이같이 다짐했다.

이기식 세계일보 사장(가운데)과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28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열린 202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고아림(단편소설 부문), 이 사장, 오경진(문학평론 부문) 당선자. 최상수 기자

단편소설 ‘예지’로 소설 부문에 당선된 고아림씨는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놀라워하면서 “아무래도 오랜 습작 기간을 거치다 보니 큰 기대가 없었고, 또 언젠가부터 불현듯 제 삶 속으로 파고든 아이를 키우며 저도 모르게 제 일을 잊고 지낸 탓도 컸던 것 같다”고 육아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어려움과, 고투, 깨달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씨는 그러면서 아이를 비롯한 가족과 문우, 세계일보와 심사위원들에 감사를 전한 뒤 “보답하는 마음으로 쓰고 또 쓰겠다”며 “꾸준하고 믿음직하면서도 반짝임을 잃지 않는 소설로 자리매김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들 수상자는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앞으로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신춘문예 심사위원단을 대표해 축사를 한 안도현 시인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야말로 제가 아는 작가 중에 가장 외로움을 잘 견디는 작가로, 심지어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작가에게 백방으로 연락해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권좌에서 내려왔다”고 문학의 방식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학은 두려워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르쳐주고 배우게 하는 장르”라며 “앞으로 숱한 외로움을 견디면서도 한글을 모국어로 하는 기쁨이 되는 작품을 남겨주기 바란다”고 당선자들에게 중단 없는 정진을 당부했다.

이기식 세계일보 사장은 인사말에서 “문학은 ‘존재의 집’이라는 언어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위무하고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며 연약한 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최고의 예술”이라며 “모쪼록 시대의 아픔과 우리 사회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담은 좋은 작품을 발표해 한국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을 풍성하게 해주시길 기원하고 응원한다”고 세계일보를 대표해 수상자들을 아낌없이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