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한 민생법안 90건을 우선 처리하기로 28일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일부 쟁점 법안을 양보하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한 뒤 이러한 여야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송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계류된 비쟁점 법안을 중심으로 90건을 처리한다는 양당 수석 간 합의사항을 (원내대표들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합의 처리키로 한 반도체특별법은 국내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력·용수·도로망 등 지원책을 담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진행 시 국회의장이 부의장이 아닌 상임위원장 등 다른 의원에게 사회권을 이양할 수 있는 명문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이 같은 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때마다 본회의 진행을 회피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 이학영 부의장이 교대로 밤샘 사회를 보며 건강 악화를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여당은 당초 본회의에서 법안 60건을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답답함을 호소하자 가급적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비쟁점 법안부터 우선 통과시키기로 했다.
여야 간 이견이 없는 형법 98조(간첩법) 개정안은 이달 처리가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왜곡죄가 간첩법 개정안과 하나의 형법 개정안 대안으로 묶여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해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두 조항을 분리해서라도 간첩죄 개정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