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37)가 연방 이민단속요원에 총기 위협을 하지 않았음에도 요원들이 총격을 가했다는 국토안보부(DHS) 내부 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 정부 주장과 달라서다. 이런 가운데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또 한 명이 중태에 빠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이민단속정책에 대한 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미 방송 CBS, CNN 등에 따르면 DHS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이날 의회에 제출한 자체 조사 보고서에는 프레티가 자신의 총기를 꺼내 들었다는 내용은 없었다.
사건은 지난 24일 오전 9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니컬렛 거리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시위 중이던 여성 2명을 CBP 소속 국경순찰대(USBP) 요원이 밀쳐 넘어뜨리면서 시작됐다. 이 중 한 여성이 근처에 있던 프레티에게 달려갔고, 요원은 여성과 프레티를 도로에서 밀어냈으나 프레티가 버티자 최루 스프레이를 분사했다. 이후 프레티를 넘어뜨려 제압하는 과정에서 한 요원이 “총이 있다”고 수차례 외쳤다. 약 5초 후 요원 1명이 글록19 권총을, 또 다른 요원 1명이 글록47 권총을 프레티에게 발사했다. 요원들은 9시2분 응급조치를 시도했고, 9시5분 소방서 응급의료팀이 도착해 9시14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9시32분 사망진단이 나왔다.
앞서 크리스티 놈 DHS 장관, 그레고리 보비노 USBP 대장은 “프레티가 총기를 들고 법 집행기관을 학살하려고 해 방어사격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백악관 참모들과 DHS, CBP 관계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당국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자 백악관은 뒤늦게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AFP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미니애폴리스에 투입된 이민 단속 요원들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CBP팀이 왜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연방 요원의 총격 사건이 또 발생했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애리조나주의 남부 국경지대인 피마카운티에서 34세 남성 패트릭 게리 슐레겔이 총격을 받았다. 피마카운티 보안관실은 그가 인신매매 연루 혐의자라면서, 그가 달아나며 요원들을 향해 발포해 반격했다고 설명했다. 슐레겔은 수술 후 현재 안정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미니애폴리스의 에콰도르영사관에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가 가로막힌 일도 있었다. 국제법상 주재국의 법집행기관은 허가 없이 외국 영사관에 들어갈 수 없다. 에콰도르 외무부는 주에콰도르 미국대사관에 정식 항의서한을 보냈다.
각계에서는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지난 한 달간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일은 미국인으로서 가장 기본적 가치를 배반하는 것”이라며 “미국 전체가 일어서서 목소리를 내면 대통령마저도 미국이 상징하고 믿는 것을 파괴할 수 없다”고 적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메시지에서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