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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핫라인 아닌 핫바지” 與 “트럼프 특수성 때문” 격돌 [트럼프 관세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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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발언’ 놓고 공방 오간 외통위

송언석 “金총리, 소통 강화 홍보
다음 날 25%로 인상 뒤통수 맞아”
김기현 “대우도 못 받은 투명총리”

조현 “부담되는 투자는 국회 동의”
與 “비준절차 진행하는 나라 없어”

28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발언을 한 배경과 쿠팡의 미 의회 로비와 연관성,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 여부 등을 놓고 질의가 오갔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우리 정부의 준비가 안일했던 것은 아닌지, 미국 정부와 소통이 충분하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닌지를 지적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하기 힘든 특수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국 관세 인상을 밝힌 지 하루 만에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워싱턴=AP연합뉴스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한·미가 관세협상을 타결하며 맺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재차 요구했다.

 

송언석 의원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가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난 것에 대해 “김 총리는 (미국을) 갔다 와서 ‘관세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밴스 부통령과 핫라인 구축을 통해 한·미 간 소통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는데,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해 뒤통수를 맞아버렸다”며 “어떤 후속 합의를 했길래 홍보는 잘됐다고 하면서 트럼프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국민의힘은 1년에 200억달러 상당씩 미국에 투자하는 건 외환시장 구조상 쉬운 일이 아니기에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라 했는데, 정부·여당이 반대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보니 ‘왜 비준 동의를 안 했나’라는 취지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나라가 투자특별법) 법안 발의만 하면 관세를 인하해 준다고 했다면, 왜 트럼프는 국회 탓을 하며 관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김 총리가 본인 입으로 핫라인 구축이 제일 큰 목적이라고 했는데, 26일 귀국한 후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겠다고 했다”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라인, 노라인 정도 수준일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 그런 동향이 있다는 사실조차 감지할 의지가 없었다면 무능한 거고, 감지에 실패했다면 파트너 대우조차 받지 못한 ‘투명총리’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세 발언 대응 등을 논의하기 위한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가 열린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재문 기자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기본적으로 국민 생각은 ‘정부가 많은 돈을 쓰려 하면 맘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고 국민 동의를 받는 방식은 국회 동의”라며 “미국과 MOU 체결로 수백조원 세금이 들고 이 부담이 확실하게 국민에게 간다면 어떤 형태로든 국회 동의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건 의원은 “MOU에 ‘조약이 아니다’라고 써 있어서 비준을 안 받아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여야가 합의해서 국민이 납득할 국회 동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우리가 MOU 동의 절차를 다시 밟는다면 상대국인 미국과 관계나 다른 나라 경우를 봤을 때 불필요한 일”이라며 “대미투자특별법을 통해 국민에 부담되는 투자는 국회 동의를 밟는 게 중요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민주당에서는 우리 정부 준비 미흡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MOU 방식으로 (미국과 협약을) 체결한 나라가 우리나라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비준 절차를 진행하는 나라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수성을 부인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를 하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는 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메시지 후 한국 무역 담당자가 난리가 났다’는 인터뷰를 언급하며 “우리가 호들갑 떨고 당황함을 보이면 또 당할 것”이라며 “우리가 잘못하지도 않은 협박에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