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른바 ‘3대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김씨의 세 가지 혐의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만 일부 유죄를 인정했고, 나머지 2개 혐의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최근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이 선고된 윤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실형이 선고된 헌정사 첫 사례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28일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 재판에서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징역 1년8개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했으며 이를 용인했다고 하더라도 공동정범은 성립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김씨가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등에 관여한 혐의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선 대통령 취임 후 수수한 금품만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김씨에게 총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을 구형했다.
선고 이후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의 엄중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변호인은 또한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자제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특검이 조속히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고, 유죄 부분에 대한 법원의 양형 판단도 사안에 비춰 매우 미흡하다”며 항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재판부는 이날 김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도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권 의원은 김씨와 윤 전 본부장과 비교해 가장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권 의원 측은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즉시 항소해 이 판결의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