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주말 출퇴근 버스 운행 중단을 추진하는 데에 대해 혁신도시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혁신도시노동조합협의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정주 여건 개선은 외면한 채 주말 출퇴근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것은 현장의 실태와 공공기관 근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탁상공론적인 조치”라며 “정부는 관련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정부가 ‘지방균형발전’을 이유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지난 10여 년간 정주 여건 개선과 지원은 미흡해 혁신도시의 실질적 정착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혁신도시 정주율 저하의 원인을 주말 출퇴근 버스 운행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북 혁신도시를 포함한 다수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전국 단위 순환 근무, 장기근속 제한, 인사 평가와 승진 제도 등으로 인해 일정 기간 지역에 정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교통수단을 제한하는 것은 공공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자 사실상 ‘강제 이주’를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공공기관 종사자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의료·문화·교육 기반과 보육시설, 안정적인 교육 환경 조성 등 정주 여건 개선이 혁신도시 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혁신도시 정책이 왜 정체됐는지, 왜 공공기관 직원들의 정주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없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서두르는 것은 또 다른 실패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주말 출퇴근 버스 운행 중단 방침의 즉각 철회와 함께, 혁신도시가 ‘사람이 사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주 여건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6일 각 부처에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 운영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오는 3월까지 통근버스 운영을 정리하고 계약 문제가 걸려 있더라도 6월 안에는 모두 종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비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오가는 노선은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울로 가는 전세버스를 운영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149곳 가운데 47곳이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금요일 퇴근 후 수도권으로 이동했다가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새벽에 복귀하는 방식으로, 각 기관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민간 버스업체와 계약을 맺어왔다.
정부와 일부에서는 이러한 통근버스 운영이 직원들의 지방 정착을 지연시키고, 혁신도시 내 주거 수요와 소비 확대를 가로막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제한해 왔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반면 노동계는 교통수단 통제가 아닌 정주 여건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수도권과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던 공무원 통근버스는 지난 2022년 전면 폐지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