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요가를 즐기던 30대 여성 A씨는 어느 날부터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사타구니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유연성이 부족해 생긴 단순 통증이라고 생각해 스트레칭 강도를 높였지만 통증은 오히려 심해졌고, 급기야 절뚝거리며 걷게 됐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원인은 선천적으로 골반 뼈가 허벅지 뼈를 충분히 덮지 못하는 ‘고관절 이형성증’이었다. 이미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이차성 관절염’ 단계로,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받게 됐다.
관절염은 흔히 노화로 생기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고관절의 경우 선천적 혹은 성장 과정에서의 구조적 결함으로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관절은 몸의 하중을 지탱하며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관절로, 손상이 진행될수록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골반뼈의 소켓인 ‘비구’가 대퇴골두를 충분히 감싸지 못하는 선천적·발달성 질환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되기 쉽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체중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연골이 빠르게 마모된다. 이로 인해 비구순 파열이나 연골 손상이 앞당겨지고, 결국 이차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 노화가 원인인 일반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구조적 불안정성이 핵심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구조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는 지난해 7842명으로, 최근 5년간 171% 증가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이상 많았고, 30~50대 활동기 연령층이 전체의 27.5%를 차지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고영승 교수는 “의학 발달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던 미세한 이형성증이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늘었다”며 “통증을 참고 넘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 통증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구조적 이상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관절 가동 범위가 큰 운동을 지속할 경우, 연골 손상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사타구니나 옆 골반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거나, 장시간 보행 후 통증이 심해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고 교수는 “고관절 이형성증에 의한 관절염은 가장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관절 구조 이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이때는 변형된 골 구조에 맞춰 인공관절을 얼마나 정확하게 삽입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3D CT를 기반으로 한 로봇 인공 고관절수술이 도입돼, 환자 맞춤형 계획을 통해 인공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술 후 탈구 위험을 낮추고 보행 기능 회복을 돕는다.
수술 후에는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다리를 꼬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고, 과도하게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고 교수는 “적절한 체중 관리와 꾸준한 근력 운동은 인공관절을 오래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통증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