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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비극 속 망가진 얼굴 재건 …성형 수술 아버지’의 감동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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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만들기/ 린지 피츠해리스/ 이한음/ 열린책들/ 2만5000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학생이던 해럴드 길리스는 32살에 제1차 세계 대전 발발을 목격했다. 그는 적십자사에 들어가 1915년 프랑스로 파견됐고, 포탄과 파편, 저격 총탄으로 인해 끔찍한 얼굴 부상을 입은 남성들을 처음 만나게 된다. 당시 성형 수술은 걸음마 단계. 환자들은 먹고 말할 수는 있었지만 얼굴, 특히 코와 귀에 커다란 구멍 등 다양한 결함을 가진 채 살아야 했다.

길리스는 망가져 버린 병사들의 얼굴과 정신을 복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흔들림 없이 일에 매달렸다. 그는 외과 의사, 내과 의사, 치과 의사, 방사선 의학자, 화가, 조각가, 가면 제작자, 사진사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진도 조직했다. 길리스의 주도하에 성형 수술 분야는 진화를 거듭했고 새로 개척된 방법들을 표준화하면서 현대 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길리스는 ‘현대 성형 수술의 아버지’라는 영예를 안았다.

린지 피츠해리스/ 이한음/ 열린책들/ 2만5000원

의학 전문 저술가인 린지 피츠해리스가 ‘수술의 탄생’에 이어 의학 논픽션 ‘얼굴 만들기’를 내놨다. 이 책은 2022년 출간 직후 커커스상 최종 후보와 ‘가디언’ 올해의 베스트 도서에 선정됐으며 지금까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지키고 있다.

저자는 제1차 세계 대전 때의 성형 수술 역사를 완벽하게 서술하려는 의도를 갖고 책을 쓰지 않았다. 또한 길리스의 포괄적인 전기를 쓴 것도 아니다. 저자는 길리스와 동료들의 능력, 성공과 좌절 그리고 인간적인 모습과 약점 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들이 어떤 심경과 고통을 겪으면서 험한 시대를 헤쳐 나갔는지, 또는 그 고통에 굴복했는지 들려준다. 이를 통해 얼굴을 재건하는 일이 부상을 입은 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게 해주며 성형의 진정한 의미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참호전이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았으며, 군인들이 총을 내려놓은 뒤 오랫동안 사적으로 어떤 전투를 벌여야 했는지 새로운 시각에서 보았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