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9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언급한 것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한국 국회의 무역 합의 승인(ratify)을 촉구한 가운데, 국회가 해법을 찾기보다 정쟁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미국의 관세 재인상 언급 책임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문제를 두고 청와대 정책실장은 남 탓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다른 법안처럼 밀어붙였다면, 입법은 벌써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만 해놓고 국회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며 “한·미 관세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국회 비준을 받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것은 향후 여야 협상에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말∼3월 초 대미투자특별법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일교·신천지 특검과 사법개혁 등도 본회의 안건으로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비준이 대여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대미투자특별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의원이 맡고 있어, 민주당이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기 위해선 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은 MOU의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한국산 제품의) 관세 인상의 이유는 입법 지연이지, 비준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의 비준 족쇄 고집은 국익을 해치고 우리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미투자특별법이) 상임위에 회부만 돼 있는데 국민의힘을 설득해서 여야 합의로 조속히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