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공급대책을 둘러싸고 또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정부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밀어붙이자 그간 실무협상을 진행해 온 시는 유감을 나타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29일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겨냥해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대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내 3만2000가구 공급 대상지 중 핵심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종 사업 승인권자인 시는 기반시설 부담 등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를 주장해 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가구 공급안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기조를 본격화할 때마다 시와 갈등을 빚던 사안이다. 양측 간 이견에 지난해 11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접 회동했고 상시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협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정부는 끝내 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강행을 택했다. 김 부시장은 “이번 정부 발표는 현장의 장애물은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돼 있다”며 “시의 용산국제업무지구 최대 8000호 주장은 해당 지역의 주거비율을 적정규모인 최대 40% 이내로 관리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업무지구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정부가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 노원 태릉CC 부지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태릉CC 부지는 해제되는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미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김 부시장은 “개발제한구역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보전의 가치가 우선인 공간인 만큼 녹지는 보존하되 주택공급의 실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근 상계·중계 등 기존 노후 도심에 대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2만7000호 추가 공급이 가능한 만큼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 역시 “단순한 주택공급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역 개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