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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멸치볶음 맛의 비결이 소주? 주부9단 엄마의 ‘치트키’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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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남은 소주, 감칠맛 살리는 ‘비밀 레시피’로 변신
돼지나 닭 등 육류 요리에 넣으면 누린내 잡는 ‘치트키’로 활용
멸치볶음부터 된장찌개까지, 감칠맛 살리는 조미료 역할 ‘톡톡’

고물가 여파로 외출 대신 집에서 술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홈술족’이 늘고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땐 뜨끈한 국물 요리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풍경이 익숙한데, 마시고 반쯤 남은 소주를 어떻게 처리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이럴 땐 남은 술을 반찬이나 요리에 활용해보자. 음식의 감칠맛과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나만의 비밀 레시피’가 탄생하게 될 지도 모른다.

 

멸치를 볶을 때 남은 소주를 활용하면 바삭한 식감의 멸치볶음을 만들 수 있다. AI생성 이미지.

◆한국을 대표하는 술 소주

 

소주는 오랜 세월 국민과 함께하며 ‘서민 술’로 자리 잡아왔다. 조선 시대에 가정에서 직접 빚는 가양주(家釀酒) 형태로 발전하며 생활 속 술로 정착했다. 오늘날 소주 형태로 자리잡게 된 계기는 1965년 양곡관리법 개정이다. 법 시행으로 쌀 등 곡물로 술을 빚는 것이 제한되면서 전통적인 곡물 증류식 소주 생산은 급격히 줄었고, 그 자리를 희석식 소주가 대체했다.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저렴한 가격에 깔끔한 맛과 향으로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려 모임 자리는 물론 가정에서도 소주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소주는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맛과 향으로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려 모임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친근한 술’로 자리 잡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흔히 소주를 ‘서민 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맛과 향으로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려 모임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친근한 술’로 자리 잡았다. 소주는 뚜껑을 연 상태로 상온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알코올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맛이 달라지거나 향이 약해질 수 있다.

 

◆남은 소주, 잡내 나는 육류 요리에 활용 

 

남은 소주는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특유의 잡내가 있는 육류 요리에 활용하면 좋다. 불고기나 제육볶음 양념을 재우는 단계에서 소량의 소주를 넣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한층 부드러운 육질과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알코올 성분이 고기 표면의 잡내 성분을 휘발시키는 동시에 양념이 고기 속까지 잘 배도록 돕기 때문이다. 닭고기를 사용한 요리에도 소주를 첨가하면 누린내가 줄어들고, 담백한 풍미가 살아난다.

 

고등어구이나 오징어 등 향이 강한 생선 요리를 할 때도 소주는 비린내를 잡는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잘 씻은 고등어를 팬에 올린 직후 소주를 소량 둘러주면 되는데, 강한 열에 알코올이 빠르게 증발하며 불쾌한 냄새를 잡아준다. 요리 전 손질 단계에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조개류, 새우 등 해산물을 손질할 때 소주를 소량 부은 뒤 10분가량 놓아두면 조개 표면에 밴 누린내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흐르는 물에 씻기 전 이 과정을 거치면 되는데, 해물 특유의 비린 향이 줄어들어 양념 맛이 살아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음식을 조리할 때 잡내를 없애기 위해 소주나 청주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남아서 버려지기 쉬운 소주를 요리에 활용하면 식재료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음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주가 멸치볶음 바삭함까지 살린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주 활용법은 멸치볶음이나 된장찌개에 활용하는 것이다. 가장 흔하면서도 만들기 까다로운 반찬인 멸치볶음에 소량의 소주를 활용해보자. 멸치볶음이 눅눅해지는 이유는 조리 과정에서 남는 수분과 기름 때문이다. 멸치 표면에 수분이 남아 있거나 양념과 기름이 코팅되면, 식으면서 바삭한 식감이 빠르게 사라진다. 이때 소주에 들어 있는 알코올 성분이 해결사 역할을 한다. 달궈진 팬에 멸치를 넣고 볶을 때 소주를 몇 방울 떨어뜨리면, 알코올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멸치 표면에 남아 있는 수분과 잡내를 함께 날려준다. 그 결과 멸치는 다시 한 번 마르듯 볶아지면서 크리스피한 식감이 되살아난다. 이때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과하면 오히려 식감과 맛이 떨어질 수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땐 뜨끈한 국물 요리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풍경이 익숙하다. 마시다 남은 소주를 요리에 넣으면 감칠맛과 식감이 살아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엔 ‘된장찌개’에 남은 소주를 활용하는 방법이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소개될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소주가 된장 특유의 ‘날맛’을 잡아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살아난다는 평가다. 냄비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된장을 풀 때 소량의 소주를 넣어주면 되는데, 이렇게 하면 찌개가 끓는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은 자연스럽게 날아가고 깊은 맛이 난다. 별다른 재료를 추가하지 않아도 국물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향이 강한 ‘집된장’을 사용할 때 효과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소주의 알코올 성분이 조리 초반 재료의 거친 향을 휘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냄새는 사라지고, 된장 특유의 감칠맛은 더욱 살아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