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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공포 확산에…“히스패닉 ‘외출 자제’로 데킬라 판매량 6.5%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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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이민 단속이 이어지면서 히스패닉계 소비자들의 외출이 줄자 이들이 주로 소비하는 주류인 데킬라 판매가 둔화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민 단속을 둘러싼 긴장감이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외식·주류 소비에도 파장이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닐슨IQ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내 데킬라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연방 요원들이 포틀랜드 애비뉴와 19번가에서 두 명을 현장에서 제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데킬라 ‘호세 쿠에르보’의 미국 유통사 프록시모 스피리츠의 랜더 오테기 마케팅 책임자는 FT에 “이민 정책의 긴장감이 소비자들, 특히 이민자와 히스패닉계 사이에 매우 힘든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오테기 책임자는 작년 강화된 이민 정책과 최근 미네소타주·미시간주에서 벌어진 단속 이후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집에 머무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우리 제품의 주요 소비자”라고 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합법 체류자라고 해도 두려워한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식당이나 술집에 가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히스패닉계가 자주 이용하는 식료품점을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겨냥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장을 보러 나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고도 전했다.

 

데킬라뿐 아니라 맥주 등 다른 주류에서도 비슷한 위축이 관측된다고 업계는 전했다. 멕시코 맥주 ‘모델로 에스페시알’을 판매하는 콘스텔레이션 브랜드는 지난해 9∼11월 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6년 1월 29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교외 한 동네 입구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빌 뉴랜즈 콘스텔레이션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히스패닉계 소비자의 4분의 3이 사회·경제적 환경을 매우 우려하며 지출 패턴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단속 강화가 특정 소비층의 ‘밖에서 쓰는 지출’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식·주류처럼 대면 소비 비중이 큰 품목이 먼저 흔들린다는 것이다.

 

정치·안보 등 거시 변수의 흔들림이 일상 소비에서 ‘징후’로 읽히는 사례는 온라인에서도 회자된다. 미국에서는 군사작전 등 긴박한 국면이 조성될 때 펜타곤(국방부 청사) 인근 피자 주문이 늘어난다는 식의 ‘비공식 지표’가 밈처럼 돌아다니기도 한다. 다만 이런 관측은 재미 요소가 강해 인과관계가 입증된 통계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FT는 데킬라 판매 둔화가 이민 단속에 대한 불안 심리와 맞물려 나타난다는 업계의 해석을 전하면서도, 주류 시장 전반의 흐름과 가격 부담 등 다른 요인 역시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