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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황제, 화이트 영토까지 집어삼켰다”...라피트 로칠드의 ‘샤블리 상륙작전’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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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샤토 5개 등 전세계 와이너리 10개 소유한 ‘와인 재벌’/2024년 부르고뉴 샤블리 윌리엄 페브르 1300억에 전격 인수/화이트 와인으로 ‘와인 영토’ 확장/270년 역사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가장 넓은 그랑크뤼 소유한 ‘대장주’로 명성

 

윌리엄 샤블리. 인스타그램

샤토 라피트 로칠드(Château Lafite Rothschild)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뤼세 1등급 5대 샤토 중 하나입니다. 1등급 샤토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와 같은 로칠드 가문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샤토 라피트 로칠드의 자존심은 하늘을 찌릅니다. 실제 라피트 로칠드는 5대 샤토중에서도 ‘영원한 넘버 원’으로 꼽힐 정도로 ‘클라스’가 남다른 1등급으로 평가받습니다. 라피트 로칠드는 와이너리 9개를 소유한 와인 재벌로 2024년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추가로 인수해 10개를 채웁니다. 바로 샤르도네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만 생산하는 부르고뉴 최북단 산지 샤블리(Chablis)의 윌리엄 페브르(William Fèvre)입니다. 라피트 로칠드는 왜 많은 수많은 부르고뉴 와인중 윌리엄 페브르를 선택했을까요.

 

로칠드 가문 역사. 홈페이지

◆로칠드 가문

 

로칠드는 18세기 까지 소규모 상인에 불과하던 가문입니다. 174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유대인 출신 마이어 암셸 로칠드(Mayer Amschel Rothschild)가 가문을 부흥시켰고 1800년대에 그의 다섯 아들 암셸, 잘로몬, 나탄, 카를, 제임스가 각각 프랑크푸르트, 빈, 런던, 나폴리, 파리에 은행을 설립하면서 유럽의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재벌로 성장합니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와 샤토 무통 로칠드의 다섯개 화살표는 이 다섯 아들을 상징합니다. 로칠드 가문은 19세기에는 유럽의 철도 사업을 독점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한때 자산이 50조달러였다고 합니다. 로칠드 가문은 친족내 결혼으로 결속을 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를 설립한 바롱 나다니엘 로칠드. 홈페이지

로칠드 가문은 와인 사업에도 깊숙하게 뛰어들어 현재 서로 다른 후손들이 샤토 라피트 로칠드와 샤토 무통 로칠드 그룹을 각각 운영하고 있습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의 역사는 바롱 나다니엘 로칠드(Baron Nathaniel Rothschild)가 1853년 샤토 브란느 무통을 매입해 샤토 무통 로칠드로 명명하면서 시작됩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S.A.) 그룹은 샤토 무통 로칠드(Château Mouton Rothschild·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샤토 클레르 밀롱(Château Clerc Milon·5등급), 샤토 다르마약(Château d’Armailhac·5등급), 오퍼스 원(Opus One·미국 몬다비와 합작), 알마비마(Almaviva·칠레 콘차 이 토로 Concha y Toro와 합작),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칠레), 리마페레(Rimapere·뉴질랜드)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DBR 그룹 로칠드 로고. 홈페이지

도멘 바롱스 드 로칠드(Domaines Barons de Rothschild·DBR) 그룹은 샤토 라피트 로칠드(Château Lafite Rothschild·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샤토 뒤아르 밀롱(Château Duhart-Milon·4등급), 샤토 리외섹(Château Rieussec·소테른 1등급), 비냐 로스 바스코스(Viña Los Vascos·칠레), 보데가 카로(Bodegas Caro·아르헨티나 Catena와 합작), 도멘 도시예르(Domaines d’Aussières·랑그독), 롱 다이(Long Dai·중국 산둥)를 운영합니다.

 

제임스 마이어 로칠드. 홈페이지

라피트 계열인 ‘DBR’은 도멘 바롱스 드 로칠드의 약자로 1868년 제임스 마이어 로칠드(James Mayer de Rothschild)가 샤토 라피트를 인수하면서 로칠드 와인 역사가 시작됩니다. 5대 에릭 드 로칠드(Eric de Rothschild)에 이어 그의 맏딸인 6대 사스키아 드 로칠드(Saskia de Rothschild) 2018년부터 와인 그룹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사스키아는 와인 경영에 뛰어들기 전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등에서 기자로 활동해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브랜드의 현대화에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5대 에릭 드 로칠드와 딸 6대 사스키아 드 로칠드. 홈페이지

무통 로칠드와 라피트 로칠드는 사실상 한 가문에서 갈라져 나온 패밀리이지만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만 놓고 보면 라피트 로칠드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뛰어나고 ‘우아함의 정수’로 평가받는 라피트 로칠드는 실제 시장에서도 무통 로칠드 보다 훨신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또 라피트 로칠드는 1855년 그랑크뤼 클라세가 만들어질때 처음부터 1등급에 포함됐지만 무통 로칠드는 뒤늦게 1973년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1등급으로 승격된 점도 라피트 로칠드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중 하나랍니다. DBR을 이끄는 사스키아는 레드 와인에 머물던 와인 영토를 화이트 와인으로 확장하며 다시 무통 로칠드 그룹에 한 발 앞서 나가는데, 그가 선택한 와이너리가 윌리엄 페브르입니다.

 

샤블리 위치.  FWS
샤블리 마을과 그랑크뤼 포도밭 전경. 샤블리와인협회

◆화이트 와인으로 영토 확장

 

1750년부터 샤블리에서 포도를 재배하던 가문의 윌리엄 페브르가 7ha 규모로 자신의 와이너리를 설립해 1959년 첫 빈티지를 선보이면서 윌리엄 페브르 와이너리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와이너리는 1998년 샴페인 앙리오, 뷰샤 페레 에 피스(Bouchard Père & Fils) 등을 소유한 메종 앤 도멘 앙리오(Maisons & Domaines Henriot)로 인수됩니다. 다시 앙리오 그룹은 2022년 샤토 라투르(Château Latour)를 소유한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회장의 ‘아르테미스 도멘(Artémis Domaines)으로 흡수됩니다. 이어 아르테미스 도멘이 다른 대형 와이너리를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윌리엄 페브르가 매물로 나왔는데 라피트가 이를 약 9900만 달러(한화 약 1300억원)에 낚아챘습니다.

 

윌리엄 페브르 친환경 농법.  홈페이지

사스키아가 윌리엄 페브르를 인수한 배경은 ‘와인 영토의 확장’입니다. 보르도 레드 와인의 정점에 있는 라피트는 이제 화이트 와인으로 눈을 돌릴 때로 판단해 세계 최고의 화이트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를 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가장 개성이 뚜렷한 샤블리에 꽂혔고 그중 ‘대장주’인 윌리엄 페브르를 선택합니다. 윌리엄 페브르는 샤블리에서 약 78ha 달하는 대규모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중 그랑 크뤼(Grand Cru)와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가 약 32ha로 샤블리에서 뛰어난 포도밭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랑 크뤼는 약 15.2ha이며, 샤블리 전체 그랑 크뤼 면적이 약 101ha임을 감안하면, 전체 그랑 크뤼의 약 15%를 윌리엄 페브르가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6대 회장 Saskia de Rothschild(왼쪽)와 윌리엄 페브르 수석 와인메이커 Didier Séguier.

미네랄이 뛰어난 샤블리 와인의 캐릭터는 바로 1억5000만 년 전 쥐라기 시대 형성된 키메리지안(Kimmeridgian) 석회암 덕분입니다. 윌리엄 페브르의 포도밭들은 이런 키메리지안 토양을 완벽하게 품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스키아는 라피트가 추구하는 ‘테루아의 순수함’을 표현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합니다. 25년 넘게 윌리엄 페브르를 이끈 디디에 세귀에(Didier Séguier) 수석 와인메이커 겸 테크니컬 디렉터도 “우리는 샤르도네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키메리지앙을 마신다고 말한다”고 말할 정도로 샤블리 와인의 매력을 강조합니다. DBR은 장기적으로 모든 소유 포도밭을 유기농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이미 윌리엄 페브르는 이미 2000년부터 오가닉 농법을 도입한 선구자라는 점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윌리엄 페브르는 2010년부터 모든 프리미에 크리와 그랑 크리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했고 2014년 샤블리에서는 최초로 프랑스 정부가 만든 최고 단계 농업 환경 인증 HVE3(Haute Valeur Environnementale Niveau3)을 획득한 도멘이기도 합니다. 사스키아는 “포도밭에 뿌리를 둔 윌리엄 페브르 양조 팀의 정신과 최소한만 개입만 하는 양조 방식이 우리와 완벽하게 맞는다”고 설명합니다.

 

샤블리 그랑크뤼 7개 끌리마.  샤블리와인협회

◆샤블리 그랑크뤼

 

1938년 AOC 제정됐으며 면적은 99ha입니다. 샤블리를 남북으로 흐르는 세렌강 우안에서도 남향과 남서향을 살짝 바라보는 언덕 위쪽에 샤블리 최고 밭인 그랑크뤼가 몰려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조량이 뛰어납니다. 또 세렌강의 반사되는 빛이 일조량을 더해 포도를 잘 익게 도와줍니다. 그랑크뤼 포도밭은 지도에서 보면 왕관 모양입니다. 샤블리 그랑크뤼 AOC는 한 개이지만 모두 7개 끌리마로 구성돼 레이블에 밭 이름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끌리마가 레 끌로(Les Clos)로 생산량이 가장 많고 그르누이(Grenouilles), 부그로(Bougros), 프뢰즈(Preuses), 보데지르(Vaudésir), 발뮈르(Valmur), 블랑쇼(Blanchot)로 샤블리 그랑크뤼가 구성됩니다. 그르누이 포도밭의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개구리들’이란 뜻으로 세렌강과 가장 가가까운 포도밭인데 인근 집들의 조명이 켜지면 개구리들이 강가로 올라와서 이럼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랑크뤼는 수확한 다음 해 최소한 3월15일까지 숙성합니다. 완전히 익은 과실 풍미가 바탕에 깔리며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버터스카치, 베이킹 스파이스, 토피와 같은 향을 지니는 동시에 샤블리 특유의 균형감과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윌리엄 페브르 와인들. 최현태 기자

◆‘샤블리 로마네 꽁띠’ 레 끌로

 

윌리엄 페브르는 이런 그랑크뤼 7개 중 그르누이(Grenouilles)와 블랑쇼(Blanchot)를 제외한 5개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뛰어난 포도밭으로 찬사를 받는 포도밭은 레 끌로이며 전체 25ha중 4.1ha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50%는 1940~1950년대에 식재한 포도나무로 수령이 최소 70년이 넘습니다. 레 끌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남향이라 일조량이 가장 풍부합니다. 덕분에 샤블리 특유의 날카로운 산도뿐만 아니라, 엄청난 구조감과 농축미를 지녀 샤블리 그랑크뤼중 가장 힘 있고 강건한 스타일로 꼽힙니다.

 

도멘 바롱 드 로칠드 아시아 태평양 매니저 피에르 앙투안 발란(Pierre-Antoine Ballan). 최현태 기자

또 경이로운 숙성 잠재력도 지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복합적인 미네랄과 꿀, 견과류 향이 살아나며 진가를 발휘합니다. 한국을 찾은 도멘 바롱 드 로칠드 아시아 태평양 매니저 피에르 앙투안 발란(Pierre-Antoine Ballan)은 윌리엄 페브르 와인은 토양의 미네랄리티와 신선함을 최대한 살리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강조합니다. 윌리엄 페브르는 나라셀라가 수입합니다. DBR 그룹은 윌리엄 페브르를 인수하면서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을 진행 중입니다. 자가 포도로만 만드는 도멘(Domaine) 와인은 그린 컬러, 포도를 구매해서 만든 메종(Masion) 와인은 화이트 컬러,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 와인은 레이블에 경사면 디자인을 강조합니다. 그랑 크뤼 와인은 왁스 씰을 적용했습니다.

 

그랑크뤼 레 끌로 위치. 홈페이지
그랑크뤼 레 끌로. 인스타그램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그랑크뤼 레 끌로(Les Clos)

 

레몬, 라임, 흰복숭아, 청사과의 신선한 과일향으로 시작해 화이트 플라워, 은은한 스파이스가 더해지고 부싯돌이나 젖은 돌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미네랄리티가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입안을 꽉 채우는 밀도와 구조감이 탁월하고 날카로운 산미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바디감을 완벽하게 잡아줘 매우 정교하고 정제된 느낌을 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꿀, 견과류, 버티리한 풍미가 복합미를 더합니다. 짭조름한 바다의 풍미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신선한 굴, 버터 소스를 곁들인 구운 랍스터, 크림 소스를 곁들인 가리비 관자 요리, 구운 가자미, 크림 버섯 소스를 곁들인 닭고기 또는 송아지 고기, 숙성된 콩테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숙성은 14∼15개월이며 50~60%는 평균 6년 된 중성 프렌치 오크통에서 6개월 숙성합니다. 레 끌로 전체 면적 26.04ha중 윌리엄 페브르가 4.11ha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레 끌로는 샤블리 그랑크뤼중 파워풀한 캐릭터와 뛰어난 구조감이 돋보입니다. 12세기 수도사들이 처음 포도를 재배한 곳으로 매우 상징성이 높아 가격대도 가장 높게 형성됩니다.

 

그랑크뤼 레 프뢰즈 위치. 홈페이지
그랑크뤼 레 프뢰즈.  인스타그램

▶윌리엄 페브르 그랑크뤼 레 프뢰즈(Les Preuses)

 

레몬 껍질, 청사과의 시트러스, 복숭아와 배 같은 핵과류의 달콤한 향이 도드라집니다. 특히 레 프뢰즈 특유의 은은한 훈연 향과 말린 꽃 향기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레 끌로가 직선적이고 단단하다면, 레 프뢰즈는 좀 더 둥글고 여성적인 곡선미를 보여줍니다. 섬세한 미네랄이 입안을 가볍게 자극하며, 긴 여운 속에서도 신선한 산미가 유지됩니다. 지나지치게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추천합니다. 레몬 버터 소스를 곁들인 가자미 구이, 살짝 익힌 관자 요리, 크림 소스 닭가슴살, 가벼운 새우 샐러드나 게살 요리, 너무 강한 향의 치즈보다는 부드러운 브리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레 프뢰즈는 레 끌로와 달리 샤블리 그랑그뤼에서 우아함과 섬세함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랑 크뤼 언덕의 북서쪽 끝자락에 있으며 소유 면적은 2.55ha입니다. 50%는 6년 이상 된 중성 프랑스 오크통에서 14~15개월 숙성하며 6개월 동안 효모앙금 숙성합니다.

 

프리미에 크뤼 포르숌 위치. 홈페이지
프리미에 크뤼 포르숌. 인스타그램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포르숌(Fourchaume)

 

아카시아 같은 흰 꽃 향기와 함께 잘 익은 레몬, 배, 복숭아 향이 매우 풍부하게 피어오릅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바디감은 상당히 리치하며 둥근 질감을 지녔습니다. 그랑 크뤼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집중도를 보여주며, 기분 좋은 산미가 중심을 잘 잡아줍니다. 기분 좋은 미네랄리티와 함께 시트러스 껍질에서 느껴지는 쌉싸름하고 상쾌한 뒷맛이 길게 남습니다. 도미회, 광어회, 구운 연어, 크림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파스타, 태국 음식이나 가벼운 향신료를 쓴 아시아 요리, 에푸아스 치즈, 부드러운 염소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포르숌은 3.82ha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18~19개월 숙성하며 30~40%는 평균 6년 된 프랑스 중성 오크 배럴에서 4~5개월동안 미세 효모앙금와 숙성합니다.

 

프리미에 크뤼 포르숌. 인스타그램

푸르숌은 샤블리의 수많은 프리미에 크뤼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고 그랑 크뤼에 버금가는 품질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푸르숌은 남·남서향, 오후 햇볕을 충분히 받아 더 풍부하고 집중된 스타일입니다. 그랑크뤼 언덕과 바로 붙어있어 토양이 매우 유사합니다. 그랑크뤼 보다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깊이감을 제공해 포르숌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실속있는 선택’으로 통합니다. 또 그랑 크뤼 와인들은 수년동안 숙성이 필요하지만 포르숌은 출시 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화사한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프리미에 크뤼 보로랑 위치. 홈페이지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보로랑. 인스타그램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보로랑(Vaulorent)

 

보로랑은 푸르숌에서 남쪽으로 약간 떨어진 남동향 언덕에 있는 0.4ha의 작은 포도밭입니다. 특히 보로랑은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 40개 중에서 유일하게 샤블리 그랑크뤼 포도밭 프뢰즈와 딱 붙어있어서 ‘숨겨진 그랑크뤼’로 불릴 정도로 그랑크뤼 못지않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3.63ha 소유. 12~15개월 숙성. 40~50% 6년 된 중성 오크 배럴에서 4~5개월간 숙성합니다.

 

포르숌의 우아함에 그랑크뤼 같은 골격과 미네랄이 더해진 스타일입니다. 레몬, 자몽의 날카로운 시트러스 향과 함께 갓 깎은 풀, 화이트 플라워 향이 어우러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견과류와 꿀의 뉘앙스가 살아납니다. 그랑크뤼 레 프뢰즈와 인접한 덕분에 느강렬한 부싯돌의 미네랄 향이 압권입니다. 프리미에 크뤼 중에서 가장 직선적이고 정교한 구조감을 자랑하며 과실의 집중도가 높아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을 줍니다. 짭조름한 미네랄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그릴에 구운 랍스터, 버터 소스를 곁들인 가리비, 제철 참다랑어 뱃살(오도로), 사시미, 화이트 와인 소스로 요리한 닭고기, 부드러운 송아지 안심과 잘 어울립니다.

 

기본급 샤블리. 인스타그램

▶윌리엄 페브르 샤블리


매우 정교한 레몬 껍질, 화이트 자몽, 풋사과의 향이 피어오르고 젖은 돌의 미네랄이 선명합니다. 입에 닿는 순간 샤블리 특유의 날카로운 산미가 느껴지지만, 입안을 채우는 밀도와 유질감이 뛰어납니다. 굴, 숙성 광어회, 전복 술찜, 참다랑어 등살(아카미), 레몬 딜 버터를 곁들인 흰살생선 스테이크, 숙성 고다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10~12개월 효모 앙금과 숙성하며 5~10%는 여러해 사용한 중성 오크로 양조합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