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유서 깊은 대성당에 조르자 멜로니 현 이탈리아 총리의 얼굴과 똑 닮은 벽화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 ‘총리의 우상화 시도 아니냐’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자 멜로니는 자신과 전혀 무관한 일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해당 그림과 관련해 경위 파악에 착수했다.
1월3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문제의 장소는 이탈리아 정부 청사에서 아주 가까운 루치나 성(聖) 로렌초 대성당 내 예배당이다. 그곳에는 천사 2명을 묘사한 프레스코 벽화가 있는데, 최근 수해로 인해 벽화 일부가 훼손됐다. 이에 대성당 측은 문화재 복원 전문가 브루노 벤티네티에게 복원을 의뢰했다. 문제는 벤티네티가 작업을 마치고 공개한 천사의 얼굴이 멜로니와 너무 흡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의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이 발끈했다. 멜로니에 비판적인 좌파 성향의 야당 ‘오성운동’은 “예술과 문화가 정치적 선전이나 다른 어떤 것의 도구가 되는 것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벤티네티를 향해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려 한 것”이란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벤티네티는 “나는 원본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복원했을 뿐”이라며 “얼굴의 변형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멜로니가 직접 나섰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논란이 된 천사 그림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아니오, 저는 천사와 전혀 닮지 않았어요”라는 글을 함께 게시했다.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일 뿐더러 본인과 천사가 비슷하지도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레산드로 귈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루치나 성 로렌초 대성당을 대상으로 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대성당 측이 프레스코 벽화 복원을 결정한 때부터 시작해 벤티네티가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천사 얼굴을 복원하는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다시 그려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