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주요 시중은행 노사가 연초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잇따라 합의점을 찾고 있다. 실적 성장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해 온 노조의 목소리가 반영되면서 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높아졌고 ‘주 4.9일제’로 대변되는 근로시간 단축도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중 신한·하나·NH농협 3개 사가 2025년 임단협 타결을 완료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전년(2.8%)보다 상향된 3.1% 수준의 임금 인상률이다.
신한은행은 일반직 기준 3.1% 인상과 기본급의 350%에 달하는 경영 성과급 지급에 합의했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인 네이버페이 100만 포인트를 즉시 지급하고, 내년 중 추가 지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역시 3.1%의 임금 인상과 280%의 성과급, 현금 200만 원, 복지포인트 50만 원 증액 등을 포함한 보상안을 확정했다. NH농협은행도 3.1% 인상과 성과급 200% 수준에서 합의를 마쳤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임금 3.1% 인상과 300%의 성과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지난 19일 조합원 투표에서 성과급 규모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며 부결돼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노사 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가장 큰 변화는 근로 형태의 유연화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10월 산별 교섭 합의에 따라 주 4.9일제(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를 일제히 시행한다.
이미 합의를 마친 신한·하나·NH농협 외에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KB국민은행도 제도 도입 자체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영업점의 경우 고객 응대 시간(오후 4시)은 유지하되 이후 진행되는 마감 업무 등을 효율화해 퇴근 시간을 기존 오후 6시에서 5시로 앞당기는 방식이 유력하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복지 제도도 한층 두터워졌다. 신한은행은 퇴직 후 3년 뒤 재채용을 보장하는 육아퇴직 제도를 올 하반기 도입한다. 이는 KB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운영 중인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경력 단절 우려를 해소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은 시차 출퇴근제 시범 도입과 함께 장애인 자녀 양육비 인상, 난임 치료 약제비 지원 등 맞춤형 복지를 늘렸다. 하나은행은 결혼 경조금을 기존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두 배 상향하며 실질적인 가계 지원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