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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문건’에 등장한 빌 게이츠·일론 머스크… “사실무근” 관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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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를 추가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문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이 언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또다시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30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문건에는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린 뒤,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문건이 담겼다. 당시 배우자였던 멀린다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는 내용과 성병 증상을 엡스타인에게 설명한 뒤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에 포함된 문서들.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게이츠의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라며 “엡스타인이 게이츠와의 관계가 끝나 좌절했고, 그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머스크 CEO도 등장한다. 문건에 따르면 그는 엡스타인과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수 차례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만남을 위해 일정 조율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11월에는 엡스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신의 섬에서 가장 화려한 파티는 언제 열리나”라고 묻고, 이듬해 2월에는 엡스타인과 관계자들이 스페이스X 본사에 방문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는 엑스(X, 옛 트위터)에 “(문건이) 오해를 일으켜 나를 비방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엑스에 글을 올려 “엡스타인이 섬에 초대했지만, 나는 거부했다”고 밝히며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부인해 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엡스타인과의 이메일 교환 사실이 확인됐다. 러트닉 장관은 2012년 12월 말 카리브해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에 방문해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러트닉 장관은 2005년 이후 엡스타인과의 교류를 끊었다고 했지만, 기존 해명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NYT와의 통화에서 “엡스타인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30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사진.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한 여성 위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문건에서는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류 전 영국 왕자가 여성의 신체를 만지는 사진도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에서 앤드류는 바닥에 누운 여성의 배 부분을 손으로 만지고, 여성의 양옆에 팔을 짚고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여성의 옆구리에 손을 올린 채 얼굴을 들여다보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엡스타인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앤드류 전 왕자는 지난해 10월 왕실 직함을 박탈당한 바 있다. 일본 방문 중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관련 질문에 “엡스타인의 과거 범죄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미 의회에 나가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에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는 문서가 최소 4500건 이상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연방수사국(FBI)가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 간의 관계 제보를 종합한 요약본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NYT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으며, 나머지 문서들은 대부분 트럼프 씨를 언급한 뉴스 기사나 이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법무부 공식 성명을 인용하며 “허위로 제출된 이미지, 문서, 비디오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이 보낸 이메일도 이번에 공개됐다. 2002년에 10월 작성된 이 메일에서 ‘멜라니아’라는 이름의 발신자는 뉴욕매거진에 실린 엡스타인에 관한 기사를 잘 봤다면서 “사진 속 당신 모습이 정말 좋아 보인다”고 썼다. 이 작성자는 “당신이 전 세계를 오가며 아주 바쁘게 다닌다는 걸 알고 있다”며 “뉴욕에 돌아오면 전화를 달라”고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