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을 저녁과 밤 시간대는 올리고 낮 시간대에 낮추는 요금체계 개편이 올 1분기 중 추진된다. 낮에 급증하는 태양광발전 발전량을 산업계가 소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공개한 ‘에너지 전환 분야 업무계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단가는 1㎾h(킬로와트시)당 180∼185원이다. 현재는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싸다. 과거 낮 시간에 많이 몰리는 전력 수요를 분산하고자 도입한 ‘심야 할인’ 제도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발전 확대로 낮 시간에 비중이 높아진 태양광 발전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정부가 다시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손질에 나선 것이다.
산업계는 업계 특성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 조립·가공을 위주로 한 일반 제조업이나 주간 가동 비중이 높은 식품·섬유·소비재업 등은 낮 시간대 가동을 늘려 비용 부담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현대차·기아는 2013년 공장의 밤샘 근무를 폐지하고 주간 연속 2교대(1조 8시간·2조 9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예전처럼 3교대 24시간 가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낮 시간대 전기요금이 줄어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는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은 ‘야간 할증’ 탓에 오히려 경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생산공장)은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며 “개편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장 신·증설 투자가 진행 중인 반도체 업계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석유화학 산업 생산원가에서 전력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를 넘어선 석유화학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보다 생산원가가 높아 타격이 큰 상황에서 전기요금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고려해 국내 주력 산업들이 산업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전기요금이 낮보다 저렴한 심야 시간대를 활용해 시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는 철강업계도 비슷한 반응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고로(용광로)와 전기로를 함께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중소·중견 철강사는 전기로를 사용해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요금 개편이 조삼모사일 수 있지만,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경쟁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요금이 인상되지 않고 인하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진다면 업계도 불만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어려운 업계 상황도 잘 살펴서 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