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인선과 맞물린 긴축 우려에 급격한 조정 양상을 보이며 1억1200만원선까지 하락했다. 주말 사이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360조원 증발하며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급락했다.
2일 오전 8시10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81% 내린 1억120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1억2000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했으나 전날인 1일부터 하락 폭이 커지면서 1억1000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달러 기준 가격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 선이 무너지며 7만6957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최근 24시간 동안 유동성 감소, 매수세 약화, 비트코인으로 신규 자금 유입 중단 등 영향으로 가상자산 시장 가치 약 1110억달러(약 161조원), 레버리지 포지션 약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가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알트코인 역시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더리움(-5.91%), 솔라나(-4.54%), 리플(-3.73%) 약세다.
지난 주말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배경으로는 미국 연준 의장 지명 소식이 꼽힌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매파 성향 인물이 지명되자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했고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했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연준 이사 재직 당시 물가 안정과 통화 긴축 기조를 일관되게 강조한 ‘매파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최고의 연준 의장으로 기록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가상자산 육성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전부터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한 바 있다.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63%를 나타내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이 플러스(+)인 상황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경우를 뜻한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14점으로 ‘극단적 공포’ 수준을 나타냈다.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공포 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수치가 100에 가까울 경우 시장이 탐욕에 빠져 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