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을 빌미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프로골퍼 안성현(45)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금을 편취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에서의 징역형이 뒤집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김선희 유동균)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안씨에게 전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안씨는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안씨와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상준(57)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1152만5000원 추징, 상장을 청탁한 사업가 강종현(44)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람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추징금 5002만5000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송모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강씨가 50억원 또는 30억원을 코인 상장 청탁 대가로 안씨에게 교부했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상장되기도 전에 50억원을 지급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배임수재로써 30억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원심처럼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씨가 강씨를 속여 20억원을 가로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안씨와 이 전 대표 사이에 강씨로부터 20억원 상장 청탁금을 받기로 했다는 합의를 전제로 하면서 안씨가 강씨를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는 양립 불가능한 내용을 함께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또 “원심은 이 부분에서 MC몽 진술에 많은 신빙성을 부여했으나, 반대신문에서 불리한 내용이 나오면 답변을 얼버무려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며 “이런 사정들은 강씨를 대신해 20억 원을 빅플래닛에 투자했다는 안씨의 변명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씨가 코인 상장 청탁의 전달자에 불과해 배임수재의 주체인 이 전 대표와의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가수 MC몽은 앞서 법정에서 “안씨가 재벌가 인맥을 과시하며 기업인한테 투자받아서 회사를 크게 만들어보자면서 ‘나한테 (BPM 지분) 5%를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BPM은 빅플래닛메이드로 MC몽이 대표로 있던 소속사다.
안씨가 빗썸코리아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사업가 강씨 자금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BPM 지분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안씨가 받는 사기 혐의의 핵심 내용 중 하나로 당시 검찰의 공소사실과도 일치했다.
그러나 지분 5%를 넘기는 과정에서 MC몽이 안씨로부터 2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을 받은 경위에 대해 피고인과 증인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렸다. 또 투자 논의 무산 후 구체적 정황에 대한 재판장과 검사의 질문이 거듭되자 MC몽은 진술을 번복하거나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알 정도로 지식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씨와 이 전 대표는 2021년 9~11월 강씨로부터 A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십억원을 수수한(배임수재) 혐의를 받는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최대 주주다.
검찰은 안씨와 이 전 대표가 강씨와 송씨로부터 현금 30억원과 4억원 상당 명품 시계 2개, 1150만원의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이 전 대표는 강 씨로부터 3000만원짜리 명품 가방과 고급 의류 등 4400만원가량 명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안씨는 ‘이 전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며 강씨를 속여 20억원을 별도로 가로챈 혐의도 있다.
이에 안씨는 2024년 12월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지난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안성현의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5000만원 납부와 주거 제한을 걸었다.
한편 안씨는 2005년 프로골퍼로 데뷔해 2014~2018년 대한민국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를 맡았다. 2017년 걸그룹 핑클 출신 성유리씨와 결혼해 쌍둥이 딸을 얻었다. 성씨는 2024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가정이 겪고 있는 억울하고 힘든 일들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간절히 기도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진 후 성씨는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4월 홈쇼핑 방송으로 복귀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