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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탄소배출권 거래 1년 새 40% 뚝… ‘공짜 할당’ 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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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활성화 방침에도 ‘뒷걸음질’
할당 과잉 속 96%는 무상 제공
기업들 사고 팔 필요성 못 느껴
2026년 유상할당 비율 확대 주목

탄소 감축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과 달리 배출권거래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배출권 거래량이 40% 가까이 줄고, 평균 배출권 가격도 하락하면서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마저 커지고 있다.

한 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 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2025 배출권거래제 운영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6760만t으로 집계됐다. 2024년 거래량(1억1170만t)보다 39.5% 감소한 수치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거래대금도 축소됐다. 탄소배출권 거래대금은 2024년 1조652억원에서 2025년 6393억원으로 줄며 다시 1조원대가 무너졌다. 1년 만에 약 40.0% 감소했다. 배출권 평균 거래가격도 이산화탄소(CO₂) 1t당 9461원으로, 2024년(9575원)보다 낮아졌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남거나 모자란 배출권을 정부가 정한 한도 안에서 거래하도록 한 제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고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배출권을 굳이 사고팔 필요를 느끼지 못해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제도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과잉할당’이 지목된다.

 

정부가 각 기업에 배출권을 너무 넉넉히 할당하고, 무상으로 나눠주는 비중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24년 최종 배출권 할당량은 5억8160만t으로 전년도(5억7910만t)보다 0.4% 늘었다. 이 가운데 96.5%(5억6120만t)는 무상할당됐고, 유상할당은 3.5%(2040만t)에 불과했다.

권경락 플랜1.5 활동가는 “배출권 공급 측면에서 보면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 전체 할당량이 다소 과다하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는 구조에선 배출권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배출권이 과잉 할당되면서 기업들의 감축 유인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할당받은 배출권만으로 인증배출량을 모두 제출한 업체는 57.9%(267곳)로 과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권이 충분해 추가적 감축 노력이나 시장 참여가 사실상 필요 없었던 셈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2024년 인증배출량을 제출한 할당대상업체 77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응답률은 59.4%(461곳)였다.

 

전문가들은 전체 할당량을 줄이고 배출권 가격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기후부 환경 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배출권 가격이 최소 2만원은 돼야 제도가 제대로 운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활동가도 “배출권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기업들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배출권을 확보하는 게 효율적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하듯 정부가 예비분 물량을 활용해 배출권 가격 형성에 일부 개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제도 손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 배출효율이 높은 기업 등에 인센티브(추가 할당)를 부여하는 내용의 배출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한다. 탄소 감축 성과가 뛰어난 기업이 잉여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해 시장 참여를 활성화하겠단 구상이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의 배출 허용 총량도 이전 대비 17% 줄이고, 유상할당 비율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제도 변화가 배출권거래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총량 할당을 큰 폭으로 줄였다”며 “추후 선물시장도 도입해 배출권 시장을 활성화하고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