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발판으로 ‘극우’에 소구(訴求)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혜성 전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는 최근 논란이 된 ‘서울서부자유변호사협회’(협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6년 동안 판사로 일한 그는 협회에 대해 “같은 변호사인 것이 창피하다”고 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부지법 난동 사태 피고인들을 조력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창단한 이 협회 소속 변호사 3명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에서 소란을 피우고 재판장 비하 발언을 하는 등 물의를 빚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신 변호사는 협회 변호사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고인들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협회가 주장하는 대로 피고인들을 위했다면 진심을 담아 변론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하지만 무료변론을 내세운 이들이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재판 과정에서 이들이 얻은 이익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신 변호사는 “정치적 입지와 인지도, 심지어는 금전적 이득까지 얻었다”며 “애국청년들을 무료로 변론한다는 이미지로 김용현 전 장관 재판 변호를 했다. 앞으로도 ‘애국 보수’들은 ‘이 변호사만이 나를 대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봤다.
재판 불복을 부추긴 점도 지적됐다. 신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같은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신념이 있으면 법을 어겨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협회 변호사들을 만나면서 강화됐다”고 봤다. 변호인들이 잘못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내가 탄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위법행위가 명백한데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줄 수 없다”며 “양형에 불리한 변론을 펼쳐도 피고인들은 알 길이 없다. 법을 아는데 혐의를 부인하게 했다면 정말 나쁜 변호사인 것”이라고 했다.
실제 협회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피고인 중 공소사실을 일부라도 부인하는 비율은 65.8%로 국선이나 다른 사선 수임 피고인의 3.6배에 달했다. 검찰 구형량에 비해 선고 형량이 차지한 비율도 협회 변호사가 8.8%포인트 높았다.
신 변호사는 “신념을 가지고 행동했다고 해서 범죄가 아닐 순 없다”며 “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는 변호사가 ‘화장실이 급했다’거나 ‘증거 영상의 해시값이 문제’라고 변호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짚었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경우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증거가 많아 법원을 침입한 범죄 사실이 비교적 명백했다는 것이다.
정해진 절차에 따른 합의를 깨트려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판사도 사람이라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불복절차가 마련된 것이다. 법원의 판결까지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사회는 아수라장이 된다”고 했다. 서부지법 사태의 발단이 된 ‘구속영장 청구’에 설사 절차적 문제가 있었더라도 폭동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