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2심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양승태(78) 전 대법원장 사건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1심의 전부 무죄 판결을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던 박병대(69) 전 대법관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선 양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법관 측은 아직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고영한(71) 전 대법관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후 임기 6년 동안 사법부 숙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행정처장이었던 박·고 전 대법관을 통해 당시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하고 사법부 수뇌부에 비판적인 판사들에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2019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4년 1월 1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47개 혐의를 약 90개로 세분화해 판단한 뒤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여러 혐의 중 일부 재판에 개입해 사법행정권자로서 직무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 2개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 개입을 직권남용죄 구성요건인 ‘직무권한’으로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에 개입해 판사의 재판권을 침해했기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2심 선고 직후 “직권남용죄에 대해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판결이었고, 일부 인정된 사실에 대해선 심리가 전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상고 의사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