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상장해주겠다며 거액의 불법 상장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전 프로골퍼 안성현씨는 무죄로 뒤집혔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2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152만5000원을, 배임수재 혐의 공범으로 기소된 안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이 전 대표와 안씨에게 각각 징역 2년, 추징금 5002만5000원과 징역 4년6개월을 판결했다. 이 전 대표와 안씨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했단 의혹과 관련해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강모씨 역시 형량이 원심 징역 1년6개월에서 항소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줄었다.
항소심은 원심과 달리 안씨가 이 전 대표와 함께 강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명품 시계 등 금품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안씨가 금품 ‘수수자’가 아닌 ‘공여자’에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수수자를 처벌하는 배임수재죄가 안씨에게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강씨가 “코인상장 청탁 대가로 50억원 또는 30억원을 안씨에게 교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안씨가 이 전 대표와 코인상장의 대가로 돈을 받기로 사전에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안씨는 강씨의 부탁을 받아 이 전 대표에게 코인상장을 청탁했다고 보는 게 사실관계에 더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선 강씨가 이 전 대표에게 청탁 대가로 금품을 건넨 행위만 유죄로 인정됐다. 안씨의 수수 혐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안씨에게 금품을 건넨 강씨의 혐의와 안씨와 공모해 금품을 받은 이 전 대표의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코인상장 업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취급하는 행위는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재산상 손실을 끼칠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빗썸 운영사 경영진의 지위에서 부정한 청탁 대가로 받은 금품의 합계가 2억6000만원에 이른다”고 판시했다. “강씨로부터 받은 금품 못지않은 고가의 선물을 본인 역시 강씨에게 제공한 사실이 있고, 안씨의 배임수재 무죄 판결로 인해 원심보다 수수 가액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양형에 고려했다.
검찰은 안씨가 2021년 9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강씨로부터 한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 합계 4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를 수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최대 1억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카드로 1150만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에 대해선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이씨에게 코인을 빨리 상장해달라고 부탁하며 합계 3000만원 상당의 가방 2개와 의류 등 총 4400만원어치 명품을 줬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