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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억 보이스피싱 수익 세탁한 50대 실형…법원 “범행 완성의 필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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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을 세탁해 조직에 전달한 50대 자금세탁책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4단독(김미경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약 1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유령법인 계좌를 통해 약 630억원에 달하는 범죄 피해금을 세탁한 뒤, 이를 상품권 거래로 위장해 현금화하여 조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은 투자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접근해 상장되지 않은 가상화폐를 헐값에 매수하면 수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거액을 편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정상적인 상품권 매매업을 하는 줄 알았을 뿐 사기 범죄에 가담한다는 인식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전 지인과 나눈 통화에서 “상품권으로 돈을 씻는다”거나 “상품권 판매업자로 스스로 최면을 걸라”는 등의 대화가 오간 점을 근거로 A씨에게 범행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사무실에 실제 상품권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 등 영업 실체가 없었다는 점도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투자 사기 범죄 완성에 필수적인 자금세탁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죄 구조상 편취액 전부에 대한 이익을 취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자금세탁책이 사기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를 인지했다면 엄중한 형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