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5월1일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는 가운데 한 지방의회에서 ‘노동(勞動)’을 ‘근로(勤勞)’로 바꾸는 조례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 지방의회에서 조례의 ‘근로’를 ‘노동’으로 바꾼 사례는 있지만, 그 반대로 개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단체는 “시대에 착오적인 퇴행하는 조례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3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시의회는 울산시교육청 소관 조례 4건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개정조례안은 국민의힘 소속 권순용 울산시의원이 대표 발의했는데, 조례의 ‘노동’, ‘노동자’라는 용어를 ‘근로’, ‘근로자’로 바꾼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권 의원은 “상위법인 ‘근로기준법’과 다른 용어 사용에 따른 혼선을 줄이고, 법의 명확성을 담보하려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12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울산시 조례 입법평가 연구용역에서도 법령상 용어의 통일성을 위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례는 지난달 30일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고, 오는 6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노동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21개 노동·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은 노동의 역사를 합의로 쌓아온 도시”라면서 “(개정안은)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역사를 부정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례를 통과시킨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사과하고, 울산시의회는 해당 조례안을 부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피켓 시위도 예고해 둔 상태다.
‘노동’과 ‘근로’ 용어 사용 논란은 용어 속에 담긴 뉘앙스 차이 때문이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이란 뜻이고, 노동은 ‘몸을 움직여 일함’으로 풀이된다. ‘노동’이라는 용어를 지지하는 쪽은 ‘근로’라는 용어가 산업화시대 ‘통제적이고 수동적인 의미’를 내포해 노동의 자주성과 인간으로서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근로’를 ‘노동’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쪽은 ‘근로’라는 용어가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된 단어이고, 헌법에서도 근로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 등을 근거로 든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2021년 4월 해당 조례의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꾸는 개정을 했었다. 2021년 당시 울산시의회 구성은 더불어민주당 17명, 국민의힘 5명이었고,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힘 19명, 무소속 1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