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한 개정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3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1차 회의를 진행했다. 공론화위는 헌재 결정에 따른 기본법 손질을 앞두고 시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견수렴 기구다.
앞서 헌재는 2050년 탄소중립(인위적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2024년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법률에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2030년까지만 제시돼 있고, 2031~2049년 목표는 누락된 것이 지속적 탄소 감축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소년·영유아·시민단체가 “국가의 불충분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설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아시아 최초의 기후 소송(헌법소원)을 제기한 일이 발단이 됐다.
국회는 속도보다는 절차에 방점을 두고,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이를 토대로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기후위기특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이번 개정은 단순히 (감축 목표) 숫자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방식과 기업 의사결정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라며 “전문가들의 의제 설정과 시민들의 충분한 학습, 투명하고 공정한 숙의 과정을 통해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공론화 과정은 2단계 숙의 절차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이 온실가스 감축 경로 등 주요 쟁점을 논의해 시민대표단에 제시할 복수의 의제를 설정한다. 2단계에서는 기초조사를 통해 선발된 시민대표단이 온라인 사전학습 후, 공개 숙의 토론회를 통해 최종 권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시민대표단은 성별·연령·고용상태 등을 고려해 300명을 선정한다. 대표단에는 세대별 관점을 보완하기 위해 15~19세 미래세대 30명이 포함된다. 이창훈 공론화위원장은 “30명은 비교군으로 순수 미래세대만으로 구성해 별도 숙의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식엔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 기후위기특위 위원들을 비롯해 이 위원장, 이광후 지원단장, 7명의 외부 위원이 참석했다. 공론화위가 첫발을 뗐지만 앞으로의 과정은 첩첩산중이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당시 법률 개정 시한을 2026년 2월28일로 못박았지만, 국회 논의가 뒤늦게 시작된 만큼 시한 내 입법을 마무리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공론화위 논의 결과를 토대로 이미 발의된 개정안들을 병합 심사해 4월 말이나 5월 초쯤 최종안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