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연일 강도 높은 부동산 관련 메시지들을 내놓으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의중에 관한 해석도 난무하고 있다. 지방선거까지 불과 4개월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진보 진영의 ‘아킬레스건’처럼 여겨지는 부동산 문제를 부각하는 것이 일종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에도 이 대통령이 나날이 부동산 관련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자 대통령의 진의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감·전 정권과 차별화 전략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부터 열흘 사이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이 대통령은 3일에도 SNS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에 관한 메시지를 2건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면제 추가 유예 요구를 비판하는 글을 재게시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에 있어 부동산 문제는 ‘아픈 지점’으로 여겨진다. 과거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 등 진보 진영 출신 대통령 정권에서 부동산 값이 급등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수도권 민심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시장·경기도지사 등 사활을 걸어야 하는 선거가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문제는 조심스러운 사안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놓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며 전임 진보 정권들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사실상 정권 교체된 것에서 학습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에 성공해야만 선거에서도 유리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만을 겨냥해 때리는 것도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구도로 잡으면 무주택자 인구가 훨씬 많으니 표 계산에서 다주택자를 때리면 유리할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 일각에서는 전 정권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 상황에서는 보수 진영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격하더라도 과거와 비교해 유권자들의 반응이 격렬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지방선거까지 아직 4개월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이 대통령으로선 지금이 부동산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낼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으로 인식하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도 있다. 지방선거가 더 가까워 오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적극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불리한 지형에 있지 않으니,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시급한 민생 문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의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나 부동산은 시기를 놓치면 투기심리가 들끓기 때문에 초장에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수위는 ‘리스크’
다만 이 대통령의 SNS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소로 여겨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5월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처음 SNS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면제를 직접 언급했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5월9일 종료는 지난해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재차 재유예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망국적 부동산’이라는 표현을 쓰며 발언의 수위를 다소 높였고 지난 1일에는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드나”라며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공격)’만큼은 자중해달라”고 썼다.
지난 2일에는 보수 진영을 직접 타기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부동산 관련 비판 메시지가 담긴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시면 어떨까”라고 꼬집었다.
이날 게시한 글에서는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뺏긴 건 아닌가”라고 쓰며 다주택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野 “다주택자 범죄자 취급” 맹비난
이처럼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며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다주택자들을 악마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협박으로 부동산 시장을 결코 안정시킬 수 없다”며 “더 이상 SNS를 통한 겁박으로 불안과 리스크를 키우지 말고, 시장 원칙에 기반한 민간 공급 확대 방안을 책임 있게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소수 다주택자를 모조리 범죄자 취급하며 마치 이들 때문에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한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무책임의 극치이자, 국민을 선과 악으로 나누려 하는 전형적인 좌파식 편 가르기 논법”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