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경찰에 다시 출석해 11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용산 대통령실 컴퓨터(PC)를 초기화한 의혹을 받는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의 검사 시절을 함께한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편 쌍용자동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조작해 16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강영권(67)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구속영장 임박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3일 오전 강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지난달 20일 출석해 약 21시간 동안 첫 조사를 받은 지 14일 만이다. 강 의원은 오전 9시32분 서울청 마포청사에 출석해 “오늘 조사에도 성실하게,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강 의원은 오후 8시43분 조사실에서 나왔다. ‘불체포 특권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금품 수수 의혹 핵심 인물들의 상반된 진술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을 4차례,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 남모씨를 4차례씩 각각 조사했는데, 이들의 진술은 강 의원의 진술과 달랐다. 1차 조사 당시 강 의원은 2022년 1월 용산 한 호텔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네받았지만 그해 4월20일까지 3개월 동안 금품이 담긴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전 시의원과 남씨는 강 의원이 금품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이 공천헌금 1억원을 먼저 요구했고, 남씨는 강 의원이 1억원을 전세계약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또 김 전 시의원과 강 의원의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강 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돌려받은 뒤 2022년 10월과 2023년 12월 지인 등 타인 명의로 강 의원에게 2022년 10월과 2023년 12월 총 1억3000여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사를 마친 후 경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강 의원의 경우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라 국회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는 불체포특권이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
◆경찰, 대통령실 PC 초기화 윤재순 전 비서관 피의자 조사
경찰청 3대 특검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불러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건은 내란특검팀으로부터 수사를 넘겨받은 수사 2팀이 맡았다.
윤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대통령실 PC 초기화를 총무비서관실 직원들에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그가 탄핵 인용 전부터 이에 대비한 PC 초기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했다. 윤 전 비서관이 당시 직원들에게 “제철소 용광로에 넣어 PC를 폐기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기 전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폐기하는 것은 위법이다. 경찰은 해당 PC들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문건 자료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날 대통령실 PC에 한글 프로그램도 깔려 있지 않았고 프린트 연결도 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윤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평검사였던 시절부터 25년간 검찰에서 함께한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을 역임했고, 윤석열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실의 재무, 인사 등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에 임명됐다.
◆‘쌍용차 인수’ 호재로 주가조작…前 에디슨모터스 대표 징역형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상연)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 기소 후 약 3년 3개월 만에 나온 선고다.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이 장기간 구속됐고, 재판에 성실히 참석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강 전 회장과 함께 차모(55)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한모(67)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외에 피고인 7명에 대해서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의 실질 지배하는 지위에서 주가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대외적 에디슨모터스에 대해 언론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했다”며 “언론홍보는 EV에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허위 공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지시하고 주도했다”며 “결국 EV가 상장폐지에 이르렀고 다수의 소액주주는 경제적인 피해를 입어 범행의 죄질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허위 공시와 언론보도를 통해 쌍용차 인수를 비롯해 전기차 사업 추진을 내세워 에디슨 모터스 관계사인 에디슨 EV 주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약 1621억원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강 전 회장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약 2000억 원의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공시하고, 과거 유명 시사교양 프로그램 프로듀서(PD) 경력과 예능 방송에 출연해 얻은 인지도를 이용해 전기차 사업에 필요한 3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이미 확보했다고 허위 인터뷰를 했다.
강 전 대표는 2021년 8월부터 3개월간 에디슨EV 자금으로 비상장사인 에디슨모터스 유상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식가치를 부풀려 회사에 164억 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있다.
이후 에디슨EV가 2021년 흑자로 전환했다는 허위 공시를 한 뒤 이를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인에게 허위 자료를 제출해 감사를 방해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