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사상 초유의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지만 2월 금융시장은 엔화 약세와 미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를 마주하게 됐다. 한국은행이 가계부채와 환율 부담에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향방이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4일 우리금융그룹이 발표한 2월 금융시장 브리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금융시장은 반도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의 금리 인상 지연과 환율 급등 여파로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며 불안정한 흐름도 나타냈다.
보고서는 케빈 워시 차기 미 연준 의장 지명 이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2월 들어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더욱 가팔라지는 양상임을 짚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엔저’로 지목된다. 일본의 정부 부채가 GDP 대비 230%에 달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재정우위 상황이 이어지며 엔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원화가 엔화와 높은 동조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 총선(2월 8일) 이후 엔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수출 경쟁력 저하와 아시아 통화 동반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 역시 147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26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2.50%로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고환율에 따른 물가 압력이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고환율이 지속되는 데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내외 금리차 외에도 고려할 요인이 많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의 견조한 상승세를 낙관하면서도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금리 동결의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에 대해 당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동결, 1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표명했는데 직전 금통위 때 3명이 인하 가능성에 손을 든 것에서 크게 축소됐다. 경기 회복세와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당국의 판단이 반영되며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국고채 금리는 상반기 추경 가능성 등으로 인해 하방 경직성(3.15% 내외)을 보이겠지만 코스피는 5000포인트 안착을 시도하며 2월 말 5400선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