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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후 변덕에… ‘非 예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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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호우 특보 선행 시간 미달
목표 2시간 10분, 평균 1시간 36분
시간당 100㎜ 이상 극한호우 빈번
예·특보 고난도에 달성률 70%대
“안전 직결… 재난문자 전국 확대”

기상청이 지난해 비가 내리기 약 1시간36분 전에야 호우특보를 발령해 위험을 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보통 최소 2시간10분 전엔 호우특보를 내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데, 그 달성률이 70%대에 그친 셈이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좁은 지역에 퍼붓는 폭우가 잦아져 예·특보 난이도가 점점 높아졌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광주지역에 하루 최고 311㎜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25년 7월 17일 침수된 한 도로에서 한 시민이 물살에 휩쓸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지역에 하루 최고 311㎜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25년 7월 17일 침수된 한 도로에서 한 시민이 물살에 휩쓸리고 있다. 뉴시스

4일 기상청의 ‘2025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지역 평균 호우특보 선행시간은 1시간19분으로 목표(2시간10분) 대비 달성률이 61.1%로 집계됐다. 평균 호우특보 선행시간이 가장 짧은 곳은 대구로 1시간10분이었고, 이어 제주가 1시간18분을 기록했다.

 

시간이 가장 긴 곳은 부산(2시간7분)이었고, 이어 1분 차로 대전(2시간6분)이 두 번째로 길었다. 다만 이들도 목표 시간인 2시간10분에는 못 미쳤다.

 

전 지역 호우특보 선행시간 평균값은 1시간36분30초로 계산됐다. 대부분이 목표로 삼고 있는 2시간10분(대구 1시간39분·청주 1시간51분)과 비교하면 달성률이 74.2% 수준이다.

 

최근 빈번해지는 극한 호우가 호우특보 발령을 당기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거론된다. 기상청은 보고서에서 “2025년에 장마철이 이례적으로 짧았으나 7∼9월에 단시간에 강하게 호우가 내리는 특징을 보이며 시간당 100㎜ 이상의 극단적 호우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시간당 100㎜ 이상 극한 호우는 총 15건 있었다. 최근 10년(2016∼2025년) 기준으로 평균 7.4건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유독 극한 호우가 잦았던 것이다.

 

강수 강도뿐 아니라 분포 또한 예·특보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기상청은 “폭이 좁은 띠 형태의 강한 강수가 빈번히 발생해, 인접 지역 간 강수량 편차도 매우 크게 나타나 어느 지점에 강한 호우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8월3∼4일 전남 무안이다. 이 기간 운남면(무안)의 누적 강수량은 261.5㎜를 기록했는데, 그로부터 약 15㎞ 떨어진 목포는 33.0㎜만 내렸다. 목포로부터 20㎞ 정도 떨어진 무안읍은 이 기간 누적 강수량이 무려 265.0㎜를 기록했다.

 

호우특보 선행시간 확보는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기상청이 호우·대설특보 선행시간을 고려해 측정하는 방재기상 사전대응 확보시간은 지난해 2시간20분으로 계산됐다. 2022년 3시간3분을 찍었다가 2023년 2시간13분까지 떨어진 이후 2024년 2시간27분을 기록하는 등 2시간대 초·중반을 오가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기상 현상의 예측 불가능성이 심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긴급재난문자 확대 등 대책으로 예·특보 한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시간10분이란 목표치는 그만큼 시간을 당기기 위해 도전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달성률 제고를 위한 조치를 이어가되 ‘기상청 직접 발송 긴급재난문자’ 제도 운영을 확대하고 특보 발령 지역 단위를 세분화하는 등 보완책을 적극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