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정원오 “거대한 서울, 유능한 행정가 필요… 자기 정치해서는 안 돼” [인터뷰]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정원오 성동구청장

#성수동 ‘글로벌 핫플’ 조성
창조적 시민들이 주연될 수 있게
행정적 디테일 강점 적극 활용해
규제는 풀고 예산·제도로 뒷받침

#시민 눈높이 시정철학 필요
갈등만 키우고 멈춘 세운재개발
세계유산영향평가 받고 진행해야
한강버스·감사의정원 시민이 원했나

# 출마, 설 연휴 전엔 결정
11년 반 성동구청장으로 인정받아
세금이 아깝지 않은 행정 펼치며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서울 만들 것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서울 성동구청장이라는 자리는 약 11년 반 사이 정원오를 일 잘하는 행정가로 만들었다. 차기 서울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가장 선호도 높은 후보감으로 꼽히는 정 구청장은 ‘차기 서울시장은 시민의 삶을 세심하게 챙기는 자리’라고 정의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기초든, 광역이든 상관없이 “일을 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구청장은 6·3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을 ‘유능함’으로 꼽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쌓은 행정 경험에 기반해 국정을 맡아온 지난 8개월 동안의 성과를 목도한 국민들이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 삶을 편안하게 해줄 단체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행정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자신 있다’는 정 구청장은 서울 유일의 3선 기초단체장인 자신의 강점으로 ‘디테일’을 꼽았다. 그는 “지방 행정이 돌아가는 전 과정에 대한 디테일에 관한 한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또 이를 실제 행정에 대입해 성과를 낸 게 나의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맡은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은 더 큰 일을 맡겨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유능한 행정가의 덕목으로 ‘조력자 마인드’를 강조했다. 구청장 재임 기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성수동 도시재생을 꼽은 그는 “창조적인 시민들이 가진 생각들이 마음껏 펼쳐지게 옆에서 도와주고, 뭔가 걸림돌이 있으면 제거해 주고 또 물꼬를 터주고 그러면서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 행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지난달 29일 대면인터뷰와 이달 3∼4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이 낸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시민의 불편함을 줄이고 불안함이 없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여야 막론하고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으로 꼽히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설 연휴 전에는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며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시민의 불편함을 줄이고, 불안함이 없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성동구 제공
여야 막론하고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으로 꼽히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설 연휴 전에는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며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시민의 불편함을 줄이고, 불안함이 없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성동구 제공

―최근 펴낸 저서 ‘매우 만족, 정원오입니다’에 대해 설명해달라.

 

“‘매우 만족, 정원오입니다’는 지난 12년간 성동구에서 시도해 온 다양한 실험과 그 성과를 정리한 기록으로 눈에 보이는 결과뿐 아니라 정책이 기획되고 실행되는 과정, 도시행정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담았다. 행정은 성과나 숫자로만 평가되기보다는 주민의 일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에는 그런 철학과 실천의 과정이 담겨있다.”

 

―휴대전화 문자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24시간 365일 구민들과 소통하는 구청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폭설 등 자연재해 상황 시 보내는 문자가 많던데.

 

“문자나 SNS를 통해 구청 재해 대응이나 구민 민원 사항 등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한다. 가장 신경 쓰는 바는 구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제때, 제대로 알려드리자는 것이다. 폭설이나 폭우 등 재난재해 상황이 닥쳤을 때 특히 그렇다. 구민들 불안요소를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는 이렇게 안전을 추구한다’라는 것들에 대해서 소통을 한다. 성동구는 저지대와 언덕 지역이 많아서 폭설·폭우 대응이 특히 어려운 지역이다. 예전에는 늘 침수됐던 곳들인데 지금은 6년째 침수 제로다.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 동네가 굉장히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는 곧 구청 직원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고 성동구가 서울에서 살기 좋은 지역 중 한 곳이라는 여론 형성의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

 

―재임 기간 가장 보람찬 성과로 꼽으면.

 

“무엇보다 성수동을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데 힘이 되었다는 것에 가장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성수동 재개발 당시 나의 원칙은 ‘철저한 조연’이 되자는 것이었다. 성수동의 잠재력을 처음 발견하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며 성수동만의 특성과 분위기를 만들어 낸 주인공은 행정이 아니라 당시의 주민들, 소셜벤처 기업가들, 그리고 로컬 크리에이터들이었기 때문이다. 구의 역할은 그 움직임을 앞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읽어내고 ‘발견’한 뒤 성수동을 이끄는 사람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물길을 터주는 것뿐이었다. 행정이 ‘주도자’가 아니라 ‘플랫폼’이 되자 이들의 에너지가 막히지 않고 제대로 흘러갈 수 있었다.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멀리 내다보며 축적해 온 결과가 지금의 성수동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이 화두다. 종묘 인근 세운4지구, 태릉CC를 두고 오세훈 시장과 설전도 벌였는데.

 

“정부와 서울시가 자꾸 부동산 정책으로 엇박자를 내면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불안감은 시장을 왜곡시킨다. 지난번에도 오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을 일방적으로 풀었다가 집값이 폭등하니까 다시 또 확대해서 묶었다. 이러면서 35일 만에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줬고 집값이 폭등한 계기가 됐다. 책임 있는 분은 책임 있게 행동하면 좋겠다. 세운4지구 재개발은 서울시가 빨리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았다면 이미 상당히 진척됐을 것이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세계유산의 어떤 지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개발을 허용해 주기 위해서 만든 제도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면 되는 건데 오 시장이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해서 조금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아예 뭐 아무것도 못하는 지경이고 갈등만 첨예하게 높아지는 상황 같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을 두고도 부딪쳤는데.

 

“2017년 삼표와 현대제철, 저와 고 박원순 전 시장이 합의할 때가 제일 어려운 과정이었는데 오 시장은 본인이 와서 한 것으로 알고 계신 것 같다. 오 시장이 삼표 부지 관련해 일정 정도 사업 변경은 있었지만, 번복하지 않고 마무리까지 하신 건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여러 번 말했는데 과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강버스와 광화문 감사의정원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입장이 다른 것 같다.

 

“한강버스는 안전문제가 계속 불거지는데 안전 관련 사항은 숨기면 안 된다. 신뢰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전은 양보 없이 정확하게 검토해야 한다. 완벽하게 점검을 하고 안전하다면 관광용으로 활용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멈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자꾸 옛날 방식으로 사고하시는 것 같은데 한강버스나 감사의정원은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이 시민만을 바라봐야지, 대권 도전 등 자기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오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오랫동안 시장을 하시면서 쌓아온 경험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국민의힘 신년 인사회에서 ‘계엄과의 완전한 절연을 해야 될 때’라고 입장을 밝히신 부분은 인상 깊었다. 그러나 시민 한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땐 본인이 하고 싶은 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원하는 행정을 하고 있는지 늘 궁금하다. 과연 이것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시정철학으로 걸맞은 것인지 의문일 때가 있다. 서울링, 한강버스와 같이 많은 예산을 들여서 눈으로만 보기에 좋은 성과를 만들려는 모습은 매우 아쉽다. 보여주기식 사업들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거나 현장과의 소통 없이 추진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오히려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지지도가 부동의 1위다.

 

“엄청 무겁게 다가온다. 권력 의지 때문에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시민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내적) 충만함을 느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일종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인 셈이다. 앞으로 계속해 이 같은 사명감을 갖고 헌신을 할 수 있겠느냐를 자문한다. 그래서 여론 동향을 지켜보며 시민이, 시대가 나를 원하는지, 내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중이다.”

 

―구정(區政)과 시정(市政)은 다를 수밖에 없다. 25개 자치구 중 한 곳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위상이나 예산, 공력 등의 측면에서 수십수백배 규모인 서울시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주변과 부딪치며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묵묵하게 일할 때 성과가 나오는 법이다. 업적, 스펙이 뭐가 중요한가. 시민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안 된다. 성동구청장으로서 정원오도 큰 업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일을 쭉 하니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게 가장 큰 스펙은 시민들 성원이다. 임기 말인데도 성동구민들 지지도가 90%가 넘는다. 랜드마크와 같은 대규모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시민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실적이자 업적이 될 것이다.”

 

―만약 서울시장이 된다면 어떤 서울시를 만들고 싶은가.

 

“서울은 거대 담론을 내걸기에 너무 크고 발전한 도시다. 복잡하고 어마어마한 이해관계가 얽힌 서울에서 시민들은 정말 디테일하게 하나하나씩 자신들 삶을 챙길 수 있는 시장을 바라는 것 같다. 서울시민이 굉장히 편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고 싶다. 시민들 삶을 어떻게 편안하게 할 것인지 묻는다면 ‘세금이 아깝지 않은 행정’,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시’라고 말하겠다. 최대한 시민들 불편과 불안을 줄이고 편리하고 안전한 서울을 만들 자신이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968년 전남 여수 ●서울시립대 경제학, 한양대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개발경영 박사과정 수료 ●목민관클럽 상임대표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상임회장 ●전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민선 6, 7, 8기 성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