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간 핵 군축 협정 만료를 포함한 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상호 협력 의지를 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약 1시간 25분에 걸쳐 올해 첫 화상회담을 하며 양국 관계 발전과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간 우의를 확인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통화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전략 핵무기 규모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오는 5일 만료되는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 조약은 1년간 자체 연장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아직 미국의 공식 답변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전략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협상 방법을 찾는 데 계속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두 정상이 러시아·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다면서 “서로 접근법이 거의 같았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창설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 세계 곳곳에서 전개되는 상황에서 양국 지도자가 가장 시급한 국제 현안을 논의했으며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를 둘러싼 현안도 다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이 대부분의 사안에 유사한 입장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두 정상이 무역과 경제 협력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푸틴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근본적 입장인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뜻을 재차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상반기 중국을 공식 방문해달라고 초대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화상회담 모두발언은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마주 앉은 양국 정상은 새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벗’이라고 부르며 전 세계적인 격동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간 외교 정책 동맹은 중요한 안정화 요인으로 남아 있으며 양국의동반자 관계가 모범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에너지와 기술 분야 교역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으며, 특히 양국의 무역 규모가 3년 연속으로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자 차원만이 아닌 유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주축으로 한 신흥 경제국 연합체), 상하이협력기구(SCO)와 같은 다자 협력체 안에서도 세계 현안에 대해 긴밀히 공조할 준비가 됐고 이들 기구 안에서 양국의 파트너십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 회동을 통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발전 관계로 들어섰다면서 올해가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중·러 선진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 대면 만남은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 열병식 때였다. 시 주석은 그보다 앞선 지난해 5월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