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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이 관측하고 AI가 분석… ‘스마트 농업’시대 열린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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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시대 ‘과학 영농’ 뜬다

우주에서 농사 지켜본다
위성으로 작물 재배·피해 상황 등 파악
흐린날도 레이더 영상 활용하면 ‘OK’
농업 재해 즉각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

AI로 재배지도 만든다
AI모델로 필지 단위 작물 분류 가능해
‘벼 지도’ 제작 수급 전망 신뢰도 높여
전략작물직불제 등 예산 효율성 제고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농업 부문의 피해가 확산하자 인공위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과학적 데이터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위성이 관측하고 AI가 분석하는 체계가 정립되면, 농업 재해 발생 시 피해 지역을 빠르게 확인하고,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피해 현장에 인력이 직접 찾아가 확인하거나, 농가의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피해 규모 산출이 늦어지고 후속 조치도 더뎠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농업위성센터는 위성 영상과 AI 분석을 결합해 작물 재배지도를 구축, 재해 대응은 물론 작물 수급 전망 정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폭염·호우’ 이상기후 현실화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장마 집중도와 폭염일수 빈도가 높아지고, 가뭄 등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해는 2024년(14.5도)이고, 세 번째는 2023년(13.7도)이었다. 지난해 연 강수량은 평년 수준이었는데,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지는 호우 지역은 15곳에 달했다. 장마철 강수일수는 역대 하위 4위, 가을철 강수일수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을 겪어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농업위성센터는 위성 영상과 인공지능(AI) 분석을 결합해 작물 재배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은 농진청 농업위성센터에서 위성영상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벼 재배지도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농업위성센터는 위성 영상과 인공지능(AI) 분석을 결합해 작물 재배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은 농진청 농업위성센터에서 위성영상을 이용해 제작한 2025년 벼 재배지도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이례적인 기후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는 농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농가는 48만호가 넘는다. 농작물·농경지·농업시설 등 피해 면적은 30만ha(헥타르)로 여의도의 1032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재해복구비로만 1조5794억원이 투입됐다.

예측하기 힘든 이상기후는 피해 규모를 바로 집계하는 게 쉽지 않다. 인력을 투입해 모든 지역을 확인하거나, 농가 신고에 의존해 피해 상황을 집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작물의 생산 변동성이 커지면 정부의 수급 전망과 대응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위성과 AI를 활용한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벼 잘 자라고 있나” 우주에서 본다

위성센터는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센티넬-2 위성을 활용해 작물 재배지·재배면적 추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위성영상 데이터가 확보되면 재해가 발생할 때 피해 지역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고, 피해 규모와 위치를 과학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위성센터는 전국 각지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벼를 시작으로 재배지와 재배면적 추정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작물 재배지 파악은 광학 영상과 레이더 영상을 활용한다. 맑은 날에 찍힌 광학 영상은 농경지의 색과 모양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식생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장마철에는 구름에 가려져 지표면 관측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게 레이더 영상이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지표면을 관측할 수 있어 장기간 흐린 날씨에도 안정적으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두 영상을 결합하면 기상 제약을 최소화하며 전국 작물 재배 현황을 파악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기술은 작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지도 가려낼 수 있다.

홍석영 위성센터장은 “모내기부터 벼가 본격적으로 자라기까지 논은 맨흙으로 시작해 물이 고이고, 녹색빛의 식생이 우거진 상태로 모습이 크게 변한다”며 “이러한 특성은 광학 영상에서는 색상 변화로, 레이더 영상에서는 물과 식생의 표면 특성 차이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위성센터는 생육 변화로 인한 신호값을 기반으로 여러 시기의 위성 영상을 AI 기술로 분석해 벼 재배 여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벼 재배지도 만든다… 쌀 수급 전망 신뢰도 상승

위성이 수집한 재배 정보를 학습한 AI 모델은 필지 단위 작물 분류가 가능하다. 이를 전국 단위로 일괄 적용해 ‘벼 재배지도’를 만들고, 쌀 수급 전망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위성센터는 농식품부 행정정보, 국가데이터처의 현장조사 자료 등 공공 부문의 데이터를 폭넓게 참고해 학습자료의 품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위성정보는 전략작물직불제와 벼 재배면적 조정제의 이행 점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책 신청 필지와 벼 재배지도를 비교하면 이행 여부를 사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필지를 우선 점검 대상으로 설정하면 점검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농식품부가 쌀 수급 안정과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운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위성 기반 재배면적 정보는 정책 이행점검의 정밀도와 예산 집행의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홍 센터장은 “기후변화로 생산 여건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위성 기반 벼 재배 모니터링 정보는 쌀 수급 안정의 핵심 기반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