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재산을 물려준 90대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형제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전날인 4일 존속상해치사, 노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형 A씨(70)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동생 B씨(68)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60시간과 노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 형제는 지난해 4월 7일 주거지에서 어머니 C씨(당시 94세)에게 '다른 자녀에게 증여한 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신고 있던 양말을 입에 넣고 얼굴을 누르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4년 8~10월에도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고 3차례에 걸쳐 C씨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C씨는 사별한 남편으로부터 수백억원대 재산을 받아 세 형제에게 각각 시가 약 100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소재 4~5층 건물 등을 사전 증여했다.
그러나 첫째와 둘째 아들인 A씨와 B씨는 셋째 아들에게 더 많은 재산이 갔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 형제가 C씨에게 상해를 가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인정하긴 어렵다고 보고 존속상해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동생 B씨의 유기치사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막내에게 증여된 재산을 원상복구해 나눠 가지려는 형제가 C씨의 뇌출혈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할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부모 자산을 증여받아 상당한 재산을 갖고 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막내동생 재산을 원상복구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고령으로 질병을 앓고 있는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여러 차례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으로 증여에 대한 취소 방법이 없어 피해자가 막내아들에 '재산을 피고인들에게 나눠줘라'라는 취지로 얘기하길 바랐던 것 같다"며 "피해자가 생존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피고인들이 (뇌출혈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을 귀속시킬 수는 없지만, 결과만 보면 피고인들 행위가 신체 건강 악화와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들이 후회하면서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 점과 벌금형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