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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변호인단, 직권남용죄 인정 “사법적 월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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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측 “대통령 권한에 처벌은 권력분립 위반”
국무위원 ‘심의권’ 두고 ‘권리’ 아니란 주장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국무위원 심의권 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이달 4일 제출한 항소 유서에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국무회의 소집 방식을 처벌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을 위반한 ‘사법적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5일 항소 이유서를 살펴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이 ‘권력분립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가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띠는 통치행위였는데,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윤 전 대통령 측은 “사법부가 대통령의 국무회의 소집 방식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며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라는 국가긴급권 행사에 해당하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에게 평상시보다 더욱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심에서 쟁점이 된 ‘국무위원 7인 소집 누락’에 대해서도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재량의 범위 내 행위”라고 피력했다. 특히 국무위원의 ‘심의권’은 직권남용죄로 보호받는 ‘권리’가 아닌 “헌법 제88조 및 정부조직법상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좌하는 심의기관으로서의 국무회의 내에서 행사되는 합의제 내부 절차상의 직무상 권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무위원의 심의권은 형법상 보호되는 구체적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위원을 고의로 배제한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만약 피고인에게 특정 국무위원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애초에 정족수에 해당하는 11명만 소집했을 것이나, 실제로는 정족수를 초과하는 인원에게까지 소집통지가 이뤄졌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례 없이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했고, 소집통지를 받지 못한 7명의 국무위원 심의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이 국무회의 심의를 명시한 것도 대통령 권한 오남용을 막고 독단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 사건 항소심은 서울고법 형사20부에 배당된 상태다. 이달 23일 법관 정기 인사와 함께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재배당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