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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후 7시 이후 개통 땐 5만원 더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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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일부 지역 차별 지원 논란
시행령 ‘공백’ 속 유치 경쟁 혼란
SKT “늦은 시간 고객 편의 목적”
방미통위 “지원금 편중 막을 것”

SK텔레콤이 일부 지역에서 시간대별로 휴대전화 구매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원금 차별을 구체화하는 시행령 ‘공백’이 이어지는 틈을 타 이동통신사들이 차별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호남 지역본부는 지난 1일부터 오후 7시 이후 스마트폰을 개통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지원금 5만원을 지급하는 ‘저녁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프라임플러스(월 9만9000원) 이상 요금제로 삼성전자 갤럭시 퀀텀 6이나 와이드 8로 기기를 바꾸는 고객이 대상이다.

 

해당 본부는 최근 2년간 비슷한 정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업계에서는 지원금 차별 지급 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휴대전화 구매 보조금을 제한했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폐지한 뒤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거주 지역, 나이, 신체적 조건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부나 노년층은 주로 낮 시간대 판매점을 방문한다”며 “시간대별 차등 지원금은 차별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방 지역 대리점의 영업시간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직원 인센티브 성격의 운영 정책”이라며 “수도권과의 영업시간 격차를 완화하고, 늦은 시간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 단말기도 저가 보급형 기기로,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단통법 폐지 취지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지원금이 특정 지역·시간·이용자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업계 차등 지원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T는 지난달 16일부터 충남과 충북 일부 지역에서 중저가 단말기 가입자에게 추가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운용했고, LG유플러스 일부 대리점도 지난달까지 특정 지역에서 추가 지원금 정책을 시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지역별 차등 지원금 정책을 운영했다가 방미통위 경고를 받고 중단했다.

 

통신업계는 법만 있고 시행령은 없는 ‘반쪽짜리’ 규제 탓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당한 차별은 금지하지만 취약계층 등을 위한 정당한 차등 지급은 허용돼 판매 현장에서 이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부당한 차별 기준을 시행령에 마련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방미통위 1인 체제에서 이를 규정하지 못했고, 위원회 구성이 아직 미뤄지면서 시행령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