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공장에서 3나노(㎚·1㎚=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을 양산하기로 했다. 최첨단 3나노 반도체의 일본 내 생산은 최초로, 일본 정부는 경제 안전보장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건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5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웨이저자 회장 등 TSMC 수뇌부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만나 3나노 반도체 양산 계획을 전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매우 든든하다”며 “긴밀하게 논의하면서 협력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위기관리 및 성장 투자’에 힘쓰고 있다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그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TSMC는 규슈 구마모토현에 짓고 있는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6~1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세계적 수요 동향을 고려해 3나노 공정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122억달러(약 17조8876억원)로 잡았던 제2공장 설비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도 기존에 정한 최대 7320억엔(약 6조8000억원) 규모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요미우리는 “3나노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로봇, 자율주행 기술 등에 활용될 것”이라며 “이번 계획은 국내 산업에 대한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 내에는 3나노 제품 생산 거점이 없으며,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2027년부터 홋카이도에서 2나노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민간 기업들로부터 1600억엔 이상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목표한 1300억엔을 웃도는 액수로, 2조9000억엔을 지원하기로 한 정부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반도체 산업 부활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