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해외 투자 배당·이자 증가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국제 교역에서 1천200억달러가 넘는 역대 최대 흑자를 거뒀다.
서학개미 등 개인과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도 1천억달러를 웃돌았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와 비슷한 규모로, 외환 수급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의 환율 안정 효과를 상당 부분 희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87억달러(약 27조5천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가장 많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총 1천230억5천만달러(약 180조6천억원)로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던 2015년 1천51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은의 작년 11월 전망치(1천150억달러)보다도 80억달러 이상 많다.
항목별로도 상품수지(1천380억7천만달러)·본원소득수지(279억2천만달러), 본원소득수지 중 투자(배당·이자)소득수지(301억7천만달러) 등이 모두 신기록을 세웠다. 금융계정도 역대 가장 많은 1천197억6천만달러나 늘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유가 하락이 겹쳐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1천억달러 돌파했다"며 "상품수지 흑자가 전년보다 25%나 증가했고, 늘어난 해외투자자산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투자소득수지·배당소득수지 등과 함께 본원소득수지도 279억달러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거주자의 연중 해외주식투자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1천143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상수지 흑자와 맞먹는 규모"라며 "주체별로는 자산운용사·보험·증권사 등이 421억달러,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이 407억달러, 개인이 314억를 투자했다.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까지 고려하면 개인의 직·간접 해외 주식투자 규모가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 규모를 상회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환율 영향과 관련해서는 "전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급증이 외환 수급과 관련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의 경상수지 흑자 효과 등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국장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이 있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유가도 계속 안정된다면 올해 경상수지도 좋은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경상수지만 따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188억5천만달러)가 전년 동월(114억4천만달러)이나 전월(147억달러)과 비교해 모두 늘었다. 역시 월간 최대 흑자 기록이다.
수출(716억5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13.1% 늘었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43.1%)·컴퓨터 주변기기(33.1%)·무선통신기기(24%) 등이 급증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7.9%)·중국(10.1%)·미국(3.7%)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수입(528억달러)은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유제품(-35.2%)·석탄(-20.9%)·가스(-7.6%)·원유(-3.5%) 등 원자재 수입이 1% 뒷걸음쳤다. 자본재 수입의 경우 반도체(10.4%)·정보통신기기(25.6%) 등을 중심으로 5.8% 불었고, 소비재 수입도 금(461.9%)·승용차(24.0%) 위주로 17.9%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36억9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년 동월(-23억8천만달러)이나 전월(-28억5천만달러)보다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1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11월(-9억7천만달러)보다 확대됐는데, 해외여행 성수기인 겨울방학에 출국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1월 15억3천만달러에서 12월 47억3천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특히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9억3천만달러에서 37억1천만달러로 급증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중 237억7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4억9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51억7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43억7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위주로 56억8천만달러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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