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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쿠팡 로저스, 임직원에 ‘정부 협조’ 특명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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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대표, 12시간 경찰 조사 직후 임직원 이메일 통해 “정부 조사에 적극 임해달라” 당부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5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정부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그는 “자료 제출과 대면 인터뷰 등에 참여하는 동료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임해 주셔서 사태가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길 부탁한다”고 썼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월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월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담당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포함해 10곳 이상의 정부 부처로부터 전방위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로저스 대표가 이처럼 ‘정부 협조’를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조직 내부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동시에, 한국 정부를 존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선명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이메일에서 지난달 30일 있었던 1차 조사 과정을 언급하며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2시간에 걸친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진실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6일 오후로 예정된 2차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계획임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행보는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도주 우려’나 ‘조사 회피’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로저스 대표는 이 모든 노력이 “쿠팡의 고객 여러분에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기업의 고객 가치 실현과 연결 짓는 화법을 구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최근 화제가 된 ‘99원 PB 생리대’ 이슈를 직접 언급한 점이다. 로저스 대표는 씨피엘비(CPLB)가 출시한 루나미 생리대가 시장 최저가인 99원에 기획되어 단기간 매진된 사례를 들며, 정부의 사회적 논의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여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쿠팡Inc 이사인 케빈 워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으로 지명된 소식을 전하며 쿠팡의 글로벌 거버넌스 위상을 치켜세웠다. 로저스 대표는 “케빈은 쿠팡이 다양한 시장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워 나가는 데 중요한 조언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내의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쿠팡의 글로벌 뿌리와 경영 전문성은 흔들림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로저스 대표의 ‘로키(Low Key)’ 행보는 결국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의미한다. 정부 조사에 무조건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기업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