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의무실에서 처방받은 다량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동료 재소자에게 먹여 급성중독으로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상해치사, 폭행,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모(33)씨 상고를 지난해 12월24일 기각했다. 이로써 원심판결은 확정됐다.
김씨는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며 원심판결에 공소사실이 특정돼 있지 않아, 공소제기가 없으면 법원이 심판할 수 없다는 ‘불고불리 원칙’과 형사소송법상 ‘별건 수사 제한’에 어긋난다며 법리오해를 주장했다.
대법원은 김씨 주장이 1심과 2심에서 제기되지 않은 새로운 주장이라 판단할 수 없다고 봤다. “항소 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내용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다투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2024년 1월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20대 동료 재소자를 때리고 졸피뎀 등이 포함된 알약을 먹도록 해 결국 급성중독으로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교도소 의무실에서 불안 장애 등을 호소하며 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고 몰래 보관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에게 먹인 알약이 약 25정이라고 봤는데, 법원은 검출된 약물 종류에 비춰 10정 이상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근육통과 환청 등을 호소해 약을 줬을 뿐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동료 재소자들의 진술에 비췄을 때 이를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료 재소자들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약을 주겠다며 입을 벌리라고 하니까 피해자가 거부하지 못하고 입을 벌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재판부는 “정신과 약을 먹지 않는 사람에게 다량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한꺼번에 먹게 할 경우 사망 등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런 점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충분히 예견이 가능하다”며 상해치사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2심은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의 형은 유지하면서도 김씨가 스스로 마약류를 투약한 것이 아니므로 마약류 사범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약물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 부분은 파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