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관계를 알리겠다는 내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가스 폭발까지 기도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부(김종기 고법판사)는 살인, 사체오욕, 현주건조물 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경기 오산시 소재 A씨의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함께 있던 50대 내연녀 B씨로부터 “돈을 주지 않으면 처에게 내연 관계를 폭로하겠다”라는 말을 듣고 격분했다. A씨는 주변에 있던 유리 물컵으로 B씨의 얼굴과 머리 부위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A씨는 시신에 묻은 혈흔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사체를 오욕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흔적을 지우기 위해 치밀하게 움직였다. 자신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강변에 버렸으며 시신을 닦을 때 사용한 휴지 등을 비닐봉지와 쇼핑백에 나누어 담아 여러 곳에 유기했다. 특히 시신을 태워 없애기 위해 주거지 내 가스 밸브를 열고 불을 붙이려 시도했다. 가스가 확산하기 전 불이 꺼지면서 미수에 그쳤으나 자칫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A씨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내연 관계인 피해자가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라며 “이후 사체가 있는 주거지에서 가스를 방출해 불을 붙이려 한 행위는 증거 인멸 목적뿐 아니라 다수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위였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양형 가중의 이유로 피해자 유족의 고통을 언급했다. “유족들이 극심한 충격 속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모든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원심의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