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반 년 전만 해도 한 시간씩 줄을 서야 했던 디저트 가게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가 붙어 있었다. 불과 몇 달 사이 탕후루에서 요아정으로, 다시 두바이 초콜릿으로 옮겨가는 유행의 속도를 이기지 못한 현장이다.
“레시피 익히고 인테리어 고치는 사이에 유행이 끝났다”는 옆 가게 주인의 한숨은 지금의 ‘초고속 소멸’ 시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1인 가구가 쪼갠 ‘대용량’의 종말
국가데이터처 인구주택총조사를 들여다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이미 30% 중반을 넘어섰다. 1~2인 가구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다. 이 통계는 단순히 ‘혼자 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소비 단위가 작아질수록 사람들은 5만원짜리 대용량 박스보다 ‘지금 당장 내가 누릴 수 있는 1만원짜리 사치’에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 유행은 더 빠르게 번지고 더 차갑게 식는다. 예전처럼 박스째 사서 쟁여두는 것이 아닌 가장 화려한 순간의 디저트 하나를 소비하고 곧바로 다음 타깃을 찾아 떠난다.
인구 구조의 변화가 디저트의 생명력을 ‘하루살이’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미각보다 ‘인증샷’…숏폼이 바꾼 소비 지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정보 획득 경로는 SNS가 압도적이다.
숏폼 영상 플랫폼 이용률이 70%를 웃도는 현실에서 디저트는 더 이상 ‘혀’로 즐기는 음식이 아니다. ‘눈’으로 찍어 올리는 콘텐츠 상품에 가깝다.
서울의 한 카페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3) 씨는 “맛있어서 찾아가기보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을 때 예뻐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서 MZ세대의 디저트 점포 방문 목적 상당수가 ‘SNS 인증’으로 나타난 것과 일맥상통한다. 경험이 곧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가 소모되는 순간 소비자의 관심은 증발한다.
◆결국 나가는 건 돈, 남는 건 폐업 딱지
문제는 이 속도를 감당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의 지갑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보면 음식점업의 5년 생존율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유행이 정점을 찍었을 때 뒤늦게 권리금을 주고 들어간 창업자들은 반감기가 끝난 시장에서 재고와 임대료를 오롯이 떠안는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메뉴를 개발하고 홍보 채널을 잡는 사이에 이미 유행이 저문다”며 “과거 1~2년은 버티던 트렌드가 이제는 단 몇 주 단위로 바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5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친 지 세 달 만에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래서 내 돈은? 내 일자리는?”
결론은 명확하다. 지금의 디저트 시장은 ‘구조적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인구 구조와 SNS 알고리즘, 대형 유통사의 빠른 카피 제품 출시가 맞물려 유행의 수명은 앞으로 더 짧아질 것이다.
만약 당신이 유행을 쫓아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보이는 ‘줄’이 내 수익으로 이어질 기간을 냉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남들 다 아는 정보로 시작하면 이미 늦다.
“반짝 유행에 내 전 재산을 걸 만큼 이 트렌드가 단단한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면, 그 가게의 다음 주인은 내가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