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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일하다… 출산 후 복귀 무대서… 영화 같은 ‘첫 금 레이스’ [밀라노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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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멘, 男스키 활강서 영예
17세 때 부친 잃고 건설현장 일
생애 첫 출전서 0.2초 차로 기염

‘개최국 첫 金’ 빙속 롤로브리지다
출산 후 맹활약… 35살 생일 자축

개회식선 伊 ‘예술적 유산’ 향연
두 도시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열전에 돌입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첫 금빛 메달을 목에 건 영광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이번 대회 1호 금메달의 영예는 알파인 스키 프란요 폰 알멘(25·스위스)이 가져갔다. 폰 알멘은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활강에서 1분51초61의 기록으로 2위인 이탈리아의 조반니 프란초니를 단 0.2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스위스의 프란요 폰 알멘(가운데)이 7일 열린 남자 활강 경기에서 이번 올림픽 1호 금메달을 따낸 뒤 메달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있다.보르미오=AP연합뉴스
스위스의 프란요 폰 알멘(가운데)이 7일 열린 남자 활강 경기에서 이번 올림픽 1호 금메달을 따낸 뒤 메달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있다.보르미오=AP연합뉴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빛 질주를 선보인 폰 알멘은 17세 때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건설 현장의 목수로 일하면서 틈틈이 경기에 나설 만큼 금메달까지의 여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폰 알멘은 “영화 같은 일이다. 메달을 딴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했다.

 

이탈리아는 대회 첫 금메달을 놓쳤지만 8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개최국 1호 금메달’을 신고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주인공은 ‘35세 엄마’ 프란체스카 롤로브리지다로 3분54초28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롤로브리지다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3000m 은메달을 획득한 후 출산을 위해 잠시 트랙을 떠났다가 2년여 만에 복귀해 자신의 35번째 생일에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한편 7일 열린 대회 개회식은 ‘아르모니아(Armonia·조화)’ 개회식 주제에 맞춰 현대적인 도시 밀라노와 웅장한 알프스의 산맥 코르티나담페초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연결되며 전 세계를 향한 평화와 조화의 메시지를 던져 지구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 공연은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걸작 ‘큐피드와 프시케’를 현대 무용으로 재해석하며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예술적 유산에 대한 헌사로 시작됐다. 이어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을 담은 거대한 물감 튜브 조형물이 등장해 이들이 서로 섞일 때 세상의 모든 색이 탄생한다는 ‘조화’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등 이탈리아가 낳은 오페라 거장들의 음악이 울려 퍼졌고 세계적인 팝 디바 머라이어 캐리가 등장해 ‘볼라레’(Volare)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도메니코 모두뇨의 대표곡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를 불러 이목을 집중시켰다.

빛나는 오륜기 7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오륜기 엠블럼이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개회식에서는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걸작 ‘큐피드와 프시케’를 현대 무용으로 재해석한 공연 등으로 올림픽 시작을 알렸다.  밀라노=연합뉴스
빛나는 오륜기 7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오륜기 엠블럼이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개회식에서는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걸작 ‘큐피드와 프시케’를 현대 무용으로 재해석한 공연 등으로 올림픽 시작을 알렸다.  밀라노=연합뉴스

이어진 92개국 선수단 입장은 산시로뿐 아니라 코르티나담페초 중앙 광장, 리비뇨 스노 파크, 프레다초 스키점프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한국 선수단은 피겨스케이팅 차준환(서울시청), 스피드스케이팅 박지우(강원도청)가 공동 기수로 나서 이탈리아 알파벳 순번에 따라 22번째로 입장했다.

 

개회식의 대미는 안드레아 보첼리가 신비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네순 도르마’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산시로에 등장했던 성화가 다시 이동해 밀라노의 ‘평화의 문’과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에 설치된 두 개의 성화대에 성화가 점화되는 것이었다. 최종 점화자는 모두 이탈리아 ‘스키 영웅’ 알베르토 톰바와 데보라 콤파뇨니, 그리고 소피아 고자가 담당했다.

 

한편 미국의 이민단속국(ICE) 요원들이 이번 대회 보안 지원을 위해 파견돼 밀라노 현지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대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개회식 도중 전광판에 비치자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