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노인∙장애인이 거주하던 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통합돌봄 본사업이 시행되는 가운데 지자체별로 서비스 질 차이가 극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통합돌봄 기반을 갖추지 못한 시군구가 40곳을 넘고, 이들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1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돌봄을 수행할 지자체들이 예산과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열악한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보건복지부의 ‘229개 시군구 통합돌봄 준비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6일 기준 229개 시군구 중 통합돌봄 기반을 완전히 구축하지 못한 곳은 45곳(19.65%)으로 집계됐다. 대구 군위, 인천 중구∙서구, 충북 청주∙보은, 경북 영천 등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통합돌봄 수행을 위한 준비 여건으로 ‘조례제정’, ‘전담조직’, ‘전담 인력’ 등을 꼽았는데, 조례를 제정하지 못한 지자체는 31곳, 전담조직을 구성하지 못한 곳은 13곳, 전담 인력조차 없는 곳은 9곳에 달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도 대전과 세종, 제주가 전담조직을 설치하지 못했고, 경북과 제주는 전담 인력을 배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찍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광주, 경기 부천, 충북 진천, 충남 천안, 경남 김해 등에서는 통합돌봄 기반을 100% 완료하며 서비스 연계까지 이뤄지고 있다.
기반을 갖추지 못한 시군구들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15.4%에 불과했다. 전국 재정자립도 평균(43.2%)보다 27.8%포인트 낮은데, 재정 여건이 열악해 살림이 어려운 지자체일수록 인력 충원 및 조직 구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통합돌봄 사업은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돌봄∙요양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재명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다음달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 시범사업이 전국 대상 본사업으로 전환된다.
지역별 준비 편차가 확연해 노인과 장애인이 ‘어디 사느냐’에 따라 통합돌봄 질이 나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인 등 대상을 직접 발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전달해야 하는데, 지자체가 인력∙예산 자원을 얼마나 갖고 특화사업을 개발했는가에 따라 수요자가 받는 지원 수준이 천차만별이 되는 셈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건비가 가장 많이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은 반 토막 수준”이라면서 “권한은 없는데, 책임만 늘었다”고 토로했다.
김용익 돌봄과미래 이사장(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통합돌봄은 무엇보다 질적 수준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돌봄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며 “인력과 예산 등 관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