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 오지급한 비트코인을 남김없이 회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물밑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은 법률상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는다.
빗썸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트코인을 받아 즉시 처분한 고객들과 일대일로 접촉해 반환을 설득하고 방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빗썸은 사고 발생 35분 뒤부터 오지급 계좌 거래와 출금을 차단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일부 당첨자가 비트코인 1788개를 발 빠르게 처분한 뒤였다. 빗썸은 매도된 비트코인 중 대부분을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새벽 4시30분 기준 비트코인 125개 상당(현 시세 기준 약 130억원 규모)은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는 당첨자 수십 명이 본인 은행 계좌로 출금한 30억원 가량의 원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빗썸 내에서 비트코인을 판 돈으로 알트코인 등을 다시 구매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과 비슷해 빗썸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면 회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랜덤박스 이벤트 때 당첨금을 1인당 2000∼5만원으로 명시한 만큼 거액의 비트코인을 받은 당첨자 본인은 이를 '부당 이득'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부당 이득반환 청구소송 등에서 승소할 경우 고객은 비트코인 판 돈을 토해내야 할 뿐 아니라 회사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편취한 고객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유사 사례로, 대법원은 지난 2021년 12월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했다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가상자산이 법률상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다”며 “형법 적용 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형법상 ‘재물’로 보지 않았던 당시와 달리,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고 최근 시세조종 등 관련 범죄에 대해 엄중한 유죄 판결이 내려지는 등 사회적 인식이 변화한 만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