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60회 ‘슈퍼볼’이 8일(현지시간) 개최됐다. 풋볼이 생소한 우리나라에서는 경기 내용보다도 슈퍼볼 자체의 경제·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받는다. 미국 내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도 일컬어지는 ‘슈퍼볼’의 거대한 경제적 규모와 문화적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60회 슈퍼볼에서는 시애틀 시호크스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29-13으로 제압했다. 시애틀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NFL은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방송 100개 중 83개가 NFL 경기였다.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의 주목도는 미국 스포츠 중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작년 슈퍼볼 경기는 1억2800만명의 TV시청자를 끌어모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슈퍼볼도 다른 어떤 미국 생방송 프로그램보다 두 배가 넘는 시청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퍼볼의 거대한 경제적 효과는 매년 화제에 오른다.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올해 개최지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지역에서만 3억7000만달러(약 5412억원)에서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21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9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만 5000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주 정부와 지방 정부는 이를 통해 1600만달러의 세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본 경기만큼이나 주목받는 것이 약 50분 분량의 슈퍼볼 광고다. 이번 슈퍼볼 중계 주관사인 미국 NBC 방송은 슈퍼볼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광고 물량의 90%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광고비는 30초에 800만달러(약 117억원) 수준이었으며, 최고 1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 광고는 인공지능(AI) 기업들과 빅테크가 대거 광고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 전례 없는 수의 AI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반면 슈퍼볼 광고의 ‘최대 주주’였던 자동차 업체는 시장 불안 속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2012년만 해도 슈퍼볼 광고 시간의 40%를 차지했던 자동차 업체들의 비중은 지난해에는 7%로까지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슈퍼볼 광고는) TV에서 가장 가치 있는 50분”이라면서 “양 팀 선수 이름은 몰라도 유명 브랜드들이 어떤 제품을 광고하는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수없이 많다”고 전했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도 그 자체로 하나의 경제적·문화적 현상이 된다. NBC는 하프타임 쇼의 비용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니퍼 로페즈와 샤키라가 출연한 2020년 하프타임 쇼에는 1300만달러가 쓰였다. 켄드릭 라마는 지난해 슈퍼볼 공연 후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의 스트리밍 횟수가 1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공연에 나섰던 어셔와 리한나는 각각 무려 550%·640%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 하프타임 쇼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세계적 스타 배드 버니가 쇼에 나섰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영어가 아닌 모국어로 공연하며 문화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에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보수 진영과는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 쇼 선정을 두고 “증오를 뿌리는 끔찍한 선택”이라며 ‘직관’을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관람을 거부했다. 보수 진영에서도 별도의 영어 전용 온라인 하프타임 쇼를 중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