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를 맞아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 예금 잔액은 643조여원으로 한 달 사이 30조7000억원이 증발했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권이 내놓는 상품과 서비스에 주목할 만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언제든 주식 시장에 넘어갈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도하던 파킹통장(수시입출식 예금) 경쟁에 시중은행이 가세하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의 ‘스마트박스통장’(최고 연 5.0%), KB국민은행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수시입출금에 최고 4.0%), IBK기업은행 ‘든든한통장’(최고 3.1%) 등 고금리 파킹통장이 속속 등장했다.
참여형·미션형 고금리 적금 역시 자금 유출을 완화하려는 대응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나의 소원 우리 적금’(6개월 최고 8%대), 걸음 수·달리기 대회 완주 등 조건을 거는 KB국민은행 ‘건강적금’(최고 6%대), 신한은행 ‘20+ 뛰어요’(최고 6.6%), 기부와 연계해 최고 5.5% 이자를 주는 하나은행 ‘행운기부런’ 등이 있다.
대출 금리와 연계한 록인(Lock-in) 전략도 강화하는 추세다. 주식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 대상 마케팅이 치열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급여 이체나 연금 수령 계좌를 전환하는 고객에게 대출 가산금리를 0.2∼0.3%포인트 추가로 감면해주는 우대금리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가 연 8∼9%대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은행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려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플랫폼을 통한 고객 묶어두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증권 계좌 개설, 실시간 주식 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통합하는 식이다. 신한금융의 ‘슈퍼 SOL’, KB금융의 ‘스타뱅킹’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 앱을 통한 주식 거래 시 이체 수수료 무제한 면제, 거래 금액 일부를 은행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등 증권사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한달새 30조 이탈… 고금리 파킹통장 등장
우대금리 행사·주식거래 연동 등 혜택 강화
우대금리 행사·주식거래 연동 등 혜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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