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의료서비스에서 핵심 역할로 꼽히는 ‘재택의료센터’ 네 곳 중 한 곳이 한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의료 공백 속에 한의사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한의계는 “만성질환 관리에 적합하다”며 정부의 재택의료센터 확대에서 한의원이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명단’ 자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344개 재택의료센터 중 한의원은 89개소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한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로 구성된 팀이 방문 진료 및 간호를 하고, 돌봄서비스 연계도 관리하는 사업이다.
재택의료센터로 한의원만 있는 지자체는 33곳에 달했다. 229개 시·군·구 중 14.41%를 차지한다. 서울 중구, 부산 강서구, 인천 강화, 대구 군위, 광주 동구, 경기 동두천, 강원 양양, 전북 순창 등이 한의원만 재택의료센터로 포함됐다.
의료계는 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의과 진료와 다른 한의 진료가 통합돌봄 체계에서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한의사는 위급상황 등에 대처가 어렵고, 병원 이송이 필요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보건소 등과 연계해 의과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는 한의원에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의계는 “전국에서 재택의료센터의 기능을 이미 충실히 하고 있다”며 센터 확대에서 한의원이 차별받고 있다고 반발한다. 노인 등의 기본적인 만성질환 관리는 한의원들이 수행하고 있으며, 의료공백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에서 한의원이 일차 의료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석희 대한한의사협회(합의협) 홍보이사는 “재택의료센터는 응급 상황에 따른 대처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대상이 아니다. 거동이 어려워 병의원 방문이 힘든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라면서 “일반 양방 의원보다 한의원이 재택의료센터 공모 과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지역 보건소와 가정의학과 의원이 재택의료센터로 있는 서울 동작구의 경우 지역 한의원 10여곳이 지난해 공모에 참여했지만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모로 재택의료센터가 한 곳 생긴 부산 진구도 양방 의원 1개소와 한의원 5개소가 경쟁했지만 양방 의원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